나 홀로 독일 여행

제 2편 - 인천공항에서 프랑크푸르트공항까지

by Serendipity

13시간 30분의 비행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공항에 도착했을때까지도 별 다른 생각이 없었다.

사실 13시간이라는 시간 개념이 잘 안 잡혀있긴 했었다.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며 일상을 보낼때는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던 시간이었는데, 비행기에 앉아서 13시간 30분을 버틴다는 것이 이렇게나 힘들고 고된 일인지 몰랐다.



인천공항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독일은 아직 현금을 쓰는 곳이 많다는 글을 보고 1000유로를 환전했다. 당시 환율로 169만원정도였던 거 같다.

환전은 미리 은행 앱에서 신청한 뒤 인천공항에서 수령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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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가 이렇게 큰지 몰랐다. 정말 물리적으로 크다. 대신 한국돈보다는 좌우로 짧은 모양을 가지고 있었다.

무사히 환전 신청한 돈을 챙기고 수하물을 맞긴 뒤 체크인을 했다.


비행기 탑승 시간은 12:35부터이기에 수하물에 문제가 없는 것만 확인한 뒤 면세구역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지나가는 공항 검문소가 참 어색하게 느껴졌다. 나의 모든 짐과 옷을 수색당한다는게 마냥 쿨한 경험은 아니지만, 비행기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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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중에는 총 세 번의 간식과 기내식이 나왔다.

먼저 안전벨트를 풀 수 있게 되자마자 파란 포장지를 하나씩 나눠줬다. 뜯기 전에 뭐가 들었나 궁금해 뒷면을 보니 비스킷 세트라고 써있어서 다양한 맛의 다양한 비스킷이 들어있는건가보다 했지만, 똑같은 비스킷에 모양만 여러가지인 비스킷이었다. 비행기에 탈때까지 완전 공복이었던 나는 비스킷마저 정말 맛있었지만, 옆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을 보니 그정도는 아니었었나보다.


이후에 점심으로는 소불고기를 선택했고, 저녁엔 버섯크림 파스타가 나왔다.

소불고기는 맛있었지만 저 파스타는 여태 살면서 먹어 본 파스타 중 최악이었다. 사실 음식 먹을려고 비행기 타는 것은 아니지만, 다 불어 터져버린 파스타 면에 결정적으로 면의 양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한 버섯 크림 소스 덕분에 마지막에는 거의 생 면만 먹었다. 배가 적당히 찰 정도로만 먹고 나머지는 반납했다.


음료수도 계속 줬는데, 시끄러운 비행기 내부에서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말을 하려니 승무원께서 잘 못 알아들었었다. 난 그저 물 한잔이 마시고싶었는데 그걸 콜라로 잘 못 알아들으시고 코카콜라를 주신 거였다.

이미 컵에 따르는 중이었어서 그냥 마셨는데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다만 김은 다 빠진 콜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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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의 친절하고 빼곡하던 안내판을 보다가 정말 심플하고 단순하게 목적지만 보여주는 표지판을 보니 정말 독일에 왔음이 실감이 되었다. 그저 '너가 가야하는 곳은 여기야.'하고 알려주는 간결함이 여백의 미처럼 느껴지는 나라다.

그리고 벤츠의 본고장답게 E클래스를 택시로 사용한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쏘나타를 택시로 쓰는 것과 같은 느낌이려나... 독일에 있어보면 여기서는 벤츠가 싼 차인가 가끔 착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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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 내려오고 처음 타보는 독일 지하철에 꽤나 당황했었다.

일단 독일의 대중교통에는 '존'이라고 하는 개념이 존재한다. 이 존에 따라서 부과되는 금액이 다르고 원하는 목적지까지의 존을 잘못보고 티켓을 산다면 무임승차로 간주되어 벌금을 내야한다. 벌금은 적발되었을 경우 60유로를 지불해야한다. 내가 산 티켓의 10배 가격을 물어야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초면인 나라에서 대중교통의 존 개념까지 익히기란 쉬운 것은 아니다. 여행의 시작부터 벌금을 내기 싫었고, 존의 개념을 알아보기도 어려웠던 나는 그냥 안전빵으로 존 2 티켓을 사서 탔었다. 덕분에 돈을 좀 더 내긴 했었지만 마음은 안심이 되었다. 아마 지금의 내가 조언을 해주었다면 숏트립 티켓을 사라고 조언을 해주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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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저차 열차에 탑승한 뒤 프랑크푸르트 메인 역에 도착했다.

구글맵에서는 분명히 Frankfurt (Main) station, Hauptbahnhof. 라고 쓰여있었는데 역에는 Hbf로 쓰여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대충 구글맵에서 몇 정류장을 왔는지 세며 방송에 귀를 기울이며 내렸다. 나중에 다시 보니 Hauptbahnhof의 줄임말이 Hbf였던 것이다. 처음 독일에 온 입장으로는 상당히 쉽지 않았었다.

불친절한 안내판과 줄임말이 투성이인 독일에서 살아남기란 참 쉽지 않았다.

나중에 여행이 끝난 후 다시 프랑크푸르트 역으로 와보니 다른 곳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친절한것이었다.

그렇지만 저 불친절한 안내판의 심플한 파란색 디자인은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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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에서 나와 예약해둔 숙소로 가는 길에 가볍게 몇 컷 찍어보았다.

아직 카메라 레시피가 손에 익지 않았어서 사진이 예쁘진 않은데, 딱 역에서 내리자마자 '아 이제 진짜 유럽에 도착했구나!' 하는 모습의 거리였다.

하지만 첫 유럽에 첫 독일이었어서 밤 거리는 좀 무서웠기에 조용히 호텔로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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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독일에 왔으니 독일 맥주는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호텔 1층에 있던 바에 가서 맥주 한 잔을 마셨다.

맥주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고민 중이었는데, 마침 바텐더분이 "독일 처음 오신거죠? 독일 왔으면 독일 맥주를 마셔봐야죠. 드래프트 비어 어때요?" 하길래 바로 달라고 했다. 어차피 독일어를 읽지도 못 할뿐더러 맥주의 종류도 잘 몰랐기에 참 고마웠다. 첫 날 마신 맥주는 'BitBurger'라는 드래프트 맥주였다. 이 날 이후로 독일에서 병 맥주를 마실 일이 있으면 항상 저것만 마셨다. 맥주가 참으로 부드러우면서 묵직한 바디감이 참 매력적이었다.


이렇게 여차저차 도착한 독일에서의 첫 날도 저물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