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독일 여행

제 1편 - 계획

by Serendipity

독일여행을 왔다. 그것도 혼자.


군대에 있을 적에 마냥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전역하면 꼭 유럽 여행을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처음에는 그저 장난스럽게 전역하면 독일에 갈 거야라고 했지만,

막상 전역할 때가 다가오면서 이 계획은 더욱 뚜렷해져 갔다.


어차피 전역한 후 복학할 때까지 남는 게 시간이고, 군에서 벌어 온 돈도 있으니 부족할 거 없는 계획이었다.

일단 무작정 인터넷에 들어가서 네이버로 항공권을 찾아보았다.

가장 위에 떴던 항공편은 중국항공사의 80만 원짜리 비행기였다.

속으로 '유럽까지 가는 게 80만 원밖에 안 한다고?' 하며 불신에 가득 찬 마음으로 조금 더 살펴보았다.

그때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항공편이 바로 루프트한자의 항공편이었다. 루프트한자는 독일의 국항기를 운영하는 항공사로 우리나라로 치면 대한항공과 같은 항공사라고 볼 수 있겠다.


항공편을 찾은 후 바로 예매를 했다. 금액은 1,600,000원. 유럽까지 가는데 160만 원이면 정말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생각이 바뀐 건 아니다.



일단 막연하게 독일로 가는 항공편을 예매는 했지만, 당시의 나는 독일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차(Tee 아니고 Car)를 잘 만드는 나라라는 것뿐이었다.


2주라는 긴 여행 기간 동안 유럽의 몇몇 나라들도 더 볼지, 오직 독일만 다녀올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얕게 여러 나라를 '찍먹' 할 바에는 '독일이라는 나라만 한번 파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획을 세웠다.

원래 독일에 가고 싶던 이유인 차를 보는 것을 위주로 계획을 세웠고 독일의 주요 도시, 그중에서도 제조사들의 박물관이 있는 슈투트가르트와 뮌헨은 계획의 필수 요소였다. 슈투트가르트에는 포르쉐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박물관이자 공장이 있고, 뮌헨은 BMW의 박물관이자 공장이 있는 곳이었기에


그리하여 완성된 독일여행 계획은 총 14박 17일로 세부계획은 프랑크프루트 1일 -> 슈투트가르트 4일 -> 뮌헨 5일 -> 베를린 6일 -> 프랑크푸르트 1일 이후 한국으로 귀국하는 일정이다.

주변에 먼저 독일에 다녀왔던 친구들이 있었기에 조언을 구하며 일정을 계획했다.


대문자 P인 나는 여행을 다닐 때 계획을 세우고 다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직 숙소를 예약해야 하거나 이동할 때 탈 비행기나 기차 등을 예약해야 할 때만 미리 계획을 세우고 나머지 세부 일정은 여행 중 전전날이나 빠듯하게 한다면 당일날에도 계획을 세우고 수정하면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정말 가고 싶은 계획이 있었던 곳들만 미리 구글맵에서 저장을 해두고 그날의 계획에 첨가하는 식으로 여행을 한다.


물론 이런 식으로 여행을 다니면 가보지 못한 곳도 많을 거고, 나중에 돌아와서 '아, 여기도 가볼걸...' 하며 후회하기도 하지만 여행을 하는 중에는 정말 재미있다.

이런 여행의 묘미는 일정이 갑자기 틀어졌을 경우에 빛을 발휘하는데, 미리 짜인 계획이 있었다면 다음 일정으로 인해서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이런 식의 무계획 여행을 한다면 일정이 틀어지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애초에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여행객들이 자주 가고 많이 가는 장소에 가는 것도 물론 좋아하지만, 여행객은 잘 가지 않는 현지인들이 다니는 장소에 다녀보면서 잠시나마 그 나라의 현지인이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여행을 한다.

독일에 오기 전에 갔던 일본여행 또한 이런 무계획 여행을 했었고, 두 번의 일본 여행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렇게 간단한 일정만 짜인 나의 독일여행 일대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