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내 마음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는데
내 자식들은 폭풍 속에서 이마만큼 자랐다.
부모화된 자녀로 살아왔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기 시작할 무렵부터
나는 새끼손가락에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내 자식들에게는 결코 대물림하지 않으리라."
엄마의 안녕을 걱정하기보다 자신의 안녕을 매만지고
부모의 눈치를 살피기보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며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마땅히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라.
때때로 마음에 벅찬 괴로움이 밀려 들 때면
세상을 탓하지도 말고 자신을 탓하지도 말아라.
그저 그 괴로움이 사라질 때까지 가만히 내버려 두어라.
괴로움의 강물이 범람하여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가면
그때는 보게 되리라.
마음에 걸려 있는 돌이 어떤 것인지를
그 돌이 흐르는 강물 속에 깎이고 깎이면
그때는 알게 되리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세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하여 인생이 끝나지는 않는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자신이 원하는 건 괴로움의 끝자락에 있을 테니까.
두려움보다 값진 건
두려움을 바라보는 용기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을 사는 용기이리라.
큰아들이 고3입니다.
수시를 넣기 전 남편, 아들과 함께 여러 대학들을 직접 다니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공부를 뒤늦게 시작한 탓에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발을 들여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데 마음을 쓰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홀로서기에 많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저는 믿습니다.
우리 아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잘 꾸려나갈 거라는 걸.
힘든 일이 있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두려움을 직면해서 용기를 내리라는 걸.
어떤 일이 눈앞에 펼쳐질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자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고
지금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언제나 행복하리란 건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저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서서
간절히 바라고 기도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