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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아리다 Apr 10. 2023

라라랜드

City of Stars 

STORY & MUSIC

 영화 위로 음악은 흐르고... Original Sound Track

라라랜드 OST 'City of Stars'





꿈이 현실이 되어 가는 과정과 사랑이 현실이 되어 가는 과정은 닮아 있을까, 달라 보일까. 영원할 것 같은 꿈도, 영원할 것 같은 사랑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계절처럼 변하는 걸까, 제자리롤 찾아가는 걸까. 각자 꾸는 꿈이 달라서 서로를 응원하는 일은 사랑과 양립할 수도, 분리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남겨진 현실적 사랑은 판타지에서 현실로 그라데이션 되곤 한다. 싹이 트고, 꽃이 피고, 낙엽지는 계절 감각과도 묘하게 닮았다. 영화 라라랜드에서는 꿈과 사랑이 가장 닮은 각도로 교차하며 여름을 지난다. 마치 한여름 태양과 지구처럼.




                         Story & Music 

                        봄. 여름가을. 겨울. 계절을 닮은 사랑 이야기  La La Land 

                                                                                             라라랜드



영화 라라랜드에서 키이스 역으로 나오는 존 레전드는 'All of Me'를 부른 가수다. 사랑 그 자체, 날 것 그대로의 순수함을 노래에 담았다. 감미로운 보이스까지 더해 귀를 사로 잡는다. 아내에게 바쳤던 사랑스러운 곡이자 대중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 곡이 되었다. 



'Cause all of me 

Loves all of you

Love your curves

And all your edges

All your perfect imperfections 

_All of Me (sung by John Legend)



'All your perfect imperfections'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완벽함 그 자체가 아니라 미완에서 완성해 갈 무언가를 발견할 때다. 사랑은 수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선택한 장점들이기에. 나머지는 그 사랑이 알아서 바꾸고 채워가곤 한다. 이건 비단, 남녀간의 사랑 뿐만은 아닐 것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일 또한 이와 같지 않을까. 세바스찬의 재즈 사랑 역시 그랬다. 



세바스찬 : 재즈는 그냥 듣는 음악이 아니에요. 얼마나 치열한 대결인지 직접 봐야 해요. 저 친구들 보세요. 저 색소폰 연주자요. 방금 곡을 가로채서 멋대로 가지고 놀아요. 다들 새로 작곡하고, 편곡하고, 쓰면서 선율까지 들려주죠. 이젠 또 트럼펫이 할 말이 있군요. 서로 충돌했다가 다시 타협하고 그냥... 매일 새로워요. 매일 밤이 초연이에요. 진짜 기가 막혀요. 그런데 죽어가고 있죠. 싹이 마르고 있어요. 수명이 다했다고 죽게 내버려 두라지만, 저라도 지킬 거예요.

미아 : 어쩔 건데요?

세바스찬 : 클럽을 열 겁니다. 

미아 : 정말요?

세바스찬 : 네. 무엇이든 언제든 어떤 식이든 원하는 걸 연주하는 곳이요. 재즈이기만 하다면.

(영화 라라랜드)



세바스찬의 재즈와 미아의 배우 오디션 이야기 후 라이트하우스 카페 (Lighthouse cafe)를 나서며 두 사람은 다시 각자의 방향으로 걸어 간다. 미아가 잠깐 뒤를 돌아보고, 세바스찬도 잠깐 뒤를 돌아 본다. 두 사람은 월요일 밤 10시에 리알토 극장에 영화를 함께 보러 가기로 약속한 상태. 'City of Stars'는 세바스찬의 테마로 봄의 끝자락에 먼저 흘러나온다. 



City of stars

별들의 도시

Are you shining just for me?

나만을 위해서 빛나는 걸까?

City of stars

별들의 도시

There's so much that I can't see

내가 볼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지

Who knows?

I felt it from the first embrace I shared with you

누가 알까? 널 처음 안았던 그 순간부터 느꼈지

That now our dreams

They've finally come true

그리고 우리의 꿈들은 드디어 이루어졌지



그렇게 두 사람의 꿈을 향한 여정은 계속 되었고, 둘의 사랑도 점점 무르익어 간다. 꿈과 사랑의 교차로. 여름이 왔다. 



키이스 :  넌 재즈를 지키고 싶다지만, 아무도 안 듣는 걸 어떻게 지켜? 재즈는 너 같은 사람이 죽이는 거야. 라이트 하우스에서 90대 노인이나 상대하고 애들이나 젊은이들은 외면하잖아. 네 우상인 케니 클라크나 델로니어스 몽크는 혁명가였어. 전통만 고집하면서 어떻게 혁명가가 돼? 넌 과거에 집착하지만, 재즈는 미래에 있어. (영화 라라랜드)



현실적인 조언이 뼈아프다. 이 대화 후, 장면이 바뀌고 미아가 집에 들어선다. 세바스찬은 'City of Stars'를 연주하며 부르고 있다. 미아가 함께 따라 부른다. 마치 힘든 누군가에게 위로의 말 대신 그저 함께 걸어 주듯이. You'll be alright!(괜찮을 거야!)라고 하듯이.




 La La Land OST  City Of Stars




City of stars

Just one thing everybody wants

별들의 도시

모두가 원하는 건 단 한 가지

There in the bars

And through the smokescreen of the crowded restaurants

바에도 북적이는 레스토랑의 연기 사이에도 있지

It's love

그건 사랑이죠

Yes, all we're looking for is love from someone else

그래, 우리 모두는 그 누군가의 사랑을 찾고 있어요

A rush A glance A touch A dance

북받치는 감정, 마주친 시선, 맞닿은 손길, 한 번의 춤

A look in somebody's eyes

그 누군가의 눈을 들여다 봐

To light up the skies

To open the world and send it reeling

하늘을 환히 밝히고 새로운 세상은 펼쳐지지

A voice that says, I'll be here

And you'll be alright

목소리가 들려 내가 여기 있을테니 너는 괜찮을 거라고

I don't care if I know

Just where I will go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몰라도 상관없어

'Cause all that I need is this crazy feeling

왜냐하면 내게 중요한 건 이 걷잡을 수 없는 느낌이니까

A rat-tat-tat of my heart

내 두근거리는 심장소리

Think I want it to stay

이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사람의 관계에도 계절이 있다면 여름은 이토록 서로를 사랑스럽고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만든다. 서로의 허물에 관대해지고, 서로의 여백에 조금씩 물들어갈수 있기에. 난데없이 사랑에 빠지는 이유가 아닐까.



사실 둘의 만남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각자의 차 안에서도, 바에서 마주쳤을 때도, 그리고 'A Lovely Night'이 흐르는 탭댄스 추는 밤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흡은 척척.



 La La Land OST  A Lovely Night




세바스찬 : 단순히 배우는 아니잖아요?

미아 : 무슨 소리예요?

세바스찬 : 어릴 때 대본까지 쓴 신동이었다면서요?

미아 : 그런 말 안 했어요.

세바스찬 : 겸손해서 말은 안 해도 사실인 걸요. 자기 캐릭터를 직접 써봐요. 자신에 걸맞은 역할을 만들고, 허접한 오디션은 쓰레기통에나 버려요. 루이 암스트롱을 봐요. 밴드에서 나팔이나 불며 살 수 있었죠. 그런데 안 그랬어요. 뭘 했을까요?

미아 : 뭘 했는데요?

세바스찬 : 역사를 다시 썼죠.

미아 : 난 오디션 집어치우고 역사나 다시 쓸래요.

세바스찬 : 이제 내 할 일은 다 했네요.

 (영화 라라랜드)



City of stars

별들의 도시

Are you shining just for me?

나만을 위해서 빛나는 걸까?

City of stars

별들의 도시

You never shined so brightly

네가 이렇게 눈부시게 빛난 적은 없었어



결국 서로를 응원하는 사이로 발전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 유명한 스윙 밴드가 다 그곳에서 연주한다는 '반 비크'는 이제 삼바 음악을 틀고 타파스를 파는 곳으로 전락하고,  LA는 뭐든 숭배하면서도 소중한 건 아무것도 없다고 투덜대지만,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에게 소중해졌다.



그러나, 삐걱거리기 시작한 건 꿈 대신 현실적 성공을 택한 세바스찬과 아직 꿈에 도달하지 못한 미아.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멀어짐을 느낀다. 그리피스 천문대의 낮과 밤이 다르듯이.



미아 : 우린 어디쯤 있는 거지?

세바스찬 : 그리피스 공원...

미아 : 우리가... 어디에 있는 거냐고.

세바스찬 : 모르겠어.

미아 : 어떻게 해야 해?

세바스찬 : 할 수 있는 게 없어. 자기가 캐스팅 되면

미아 ; 만약에 되면

세바스찬 : 소식이 오면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해. 전력을 다해야지. 자기 꿈이잖아.

미아 : 그럼 자긴?

세바스찬 : 난 여기 남아서 내가 계획한 걸 해야지.. 파리에 가겠구나. 거기 재즈 좋아. 이제 재즈 좋아하잖아. 그렇지?

미아 : 맞아.

세바스찬 : 그냥 흘러가는대로 가보자.

미아 : 언제나 자길 사랑할 거야.

세바스찬 : 나도 항상 사랑할 거야. 

 (영화 라라랜드)



현실 앞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그렇게나 아름답고 판타지스럽던 곳이 낮에 오니, 삭막한 어느 곳이었다. 우리의 꿈이 그런 걸까. 꿈을 향한 이들의 너덜너덜해진 마음과 넌더리가 난 일상들이 천문대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어쩌면 별 것없는 대낮의 실제 풍경도 꿈꾸는 순간, 마음 속에서는 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빛나는 풍경으로 변하는 게 아닐까. 



5년 후 겨울.

미아는 성공한 배우가 되었고, 세바스찬은 Seb's라는 재즈 클럽을 열었다. Seb's는 미아가 오래전 세바스찬의 이름을 따서 지어준 클럽 이름. 둘 다 드디어 원하던 꿈을 이루었다. 행복한 가정을 꾸린 미아 곁에 세바스찬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만 빼고. 영화 속에서 사랑과 꿈은 계절의 변화처럼 결국 함께 하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엔딩 장면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진 상상이 펼쳐진다. 그리고 서로 미소를 건네며 각자의 길로 또 다시. 



사랑과 꿈, 그 현실 앞에 펼쳐진 매우 '현실적인 판타지' 영화가 바로 라라랜드다. 이제 영화 ‘FAME’의 명장면이 연상되는 라라랜드의 첫 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그러면 우리 모두 어떤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언제나 태양은 다시 뜨고, 새로운 날들이 펼쳐지니까. 그러니 잊지 말자! 어디서든 각자의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주연은 바로 당신임을.



 La La Land OST  Another Day of Sun








라라랜드 영화 소개


황홀한 사랑, 순수한 희망, 격렬한 열정…
이 곳에서 모든 감정이 폭발한다!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만난 두 사람은 미완성인 서로의 무대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출처 다음영화 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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