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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ene Aug 10. 2021

이민

내년 초에 가족 이민을 가기로 결정했다.

주변 반응이야 뭐 이렇다.

“후회하기 전에 다시 생각해.”, “그거 쉬운 일 아니다.”, “가면 뭐 해서 먹고살게?”, “너 영어 못하잖아.”, “아이들 적응 못하면 무너진다.”, “한국만큼 편한 곳이 있는 줄 알아?”, “고생만 죽도록 하다 거지돼서 돌아오게 될 거야.”


우리가 가면 손주 보고 싶어 못 산다고 협박하는 부모님도 계시고, 내가 가는 걸 걱정하거나 투하는 누군가는 이민의 단점만 정성껏 검색해서 알려주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기도 한다.


이민을 결심하게 된 55%의 이유는 큰 아이다.

한국에서는 중등 이상의 교육 과정따라가기 힘든 조건?을 갖고 태어난 느린 아이이기 때문에.

의사가 “~장애”라는 세 가지의 장애 진단을 내렸지만 내가 명시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은 그 틀에 가두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리고 아직은. 내가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고,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믿고 싶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마음이 날 더욱 괴롭게 한다는 것을 알지만 받아들임, 내려놓음.. 이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머지 45%의 이유는 나의 성장 욕구 때문이다.

지금껏 쌓아온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불확실한 세상에 나를 내던진다는 건 당연히 겁이 나고 두렵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익숙하고 편안함 속에서의 나는 멈춰있고 내가 흔들려야 성장한다는 걸 알아버린 이상 별 수 없다.

나는 곳을 떠나 '모르는 상태'를 즐겨볼 작정이다.

무식하지만 용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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