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찻집] 프롤로그 넷 (상). 차의 세계로의 초대
"차 한 잔 하실래요?"
티 타임으로 초대하는 영국식 영어 표현이라고 합니다. 어감이 참 귀엽게 들립니다. 원래도 좋아했지만 요즘에는 더더욱 차(tea)의 세계에 빠져 지내고 있습니다.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세계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국의 국민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차를 즐겨마시는 Tea lover 라네요. 홍보 영상이긴 하지만 이 재미난 영상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담아봅니다. 마지막 부분까지 진짜 같은 개구쟁이 연기는 참 감쪽같네요.
컴버배치의 완벽한 차를 만드는 방법! (영상 13초부터)
https://www.youtube.com/watch?v=stxQq0kI4pk&t=7s
올 상반기 동안 한국을 떠나 느린 템포로 휴식하고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영국과 스페인, 이스라엘과 미국을 여행하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자주 차를 마시고 담소하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답니다.(여행의 에피소드도 차차 풀어낼 계획입니다.) 차를 마시는 시간에 대한 기억은 언제나 포근한 느낌을 주잖아요.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환대하고 수용하는 분위기가 생겨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여정내내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좋은 시간을 보낸 덕분에 소중한 기억과 추억들로 마음이 가득 충전되었네요. 힐링이 별다른 것이 아니더군요.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소한 일상을 보내고 차 한 잔을 함께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그 자체로 하루하루가 보약 같았다고 할까요.
차를 더욱 애정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한국에 돌아와서도 차를 마시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아침에는 연하게 우려낸 홍차를 마시며 몸을 깨우고, 한낮엔 시원하게 우려낸 녹차로 몸의 열기를 식히고, 잠들기 전엔 창가에 앉아서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혼차의 시간을 가집니다. 오롯이 나를 돌보고 돌아보는 시간이랄까요. 그러고 나면 하루가 그냥 좋습니다. 맑은 정신으로 하루를 잘 보낸 기분입니다.
천천히 찻잎을 우려 내어 찻잔에 따르고, 차향을 맡으며 차를 머금고 음미하는 일련의 의식같은 과정을 따르다보면 평범한 일상 중에 특별한 호사를 누리는 것 같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차분하고 분위기 있는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커피를 좋아하긴 하지만 카페인이 진해서 잘 마시지 못했는데 차는 마음껏 마시고 있습니다. 차 한 잔에 담긴 카페인이 커피 한 잔에 함유된 카페인에 비해 2~3배 적어 부담이 덜 하거든요. 저같은 사람에게는 차가 참 좋습니다.
어릴 때부터 개인 티 룸(tea room)을 꾸미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지난 여행을 계기로 인생의 전반전을 나름대로 갈무리 하며, 차의 세계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심리적으로 안정이 필요하던 시기라 차를 가까이 하며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을 받았는데, 그 효능을 직접 체험하다 보니 골수팬이 되어 버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면 더 알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더니, 차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하여 전문가가 되어야겠다는 꿈이 생기더군요. 결국, 홍차의 나라로 통하는 영국의 차 전문기관에서 교육 과정을 밟아가며 티 소믈리에라는 이름으로 인생의 두 번째 페이지를 열고 있습니다.
차를 막연하게 좋아할 때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차에 대한 전문지식을 접하다 보니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여, 개인의 취향을 찾아 자신에게 어울리는 차를 더 쉽게 즐기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 알아두면 유익한 차 문화 등을 [글찻집]에서 소개하기로 마음 먹었답니다. 더 많은 분들이 개인적으로, 또는 지인들과 함께 차를 더 잘 즐길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거든요.
아직 초보 수준이지만 티 소믈리에라는 이름이 꽤나 마음에 듭니다. 차를 매개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좋은 사람들끼리 더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제게는 이보다 더 좋은 타이틀이 없는 것 같습니다.
좋은 것은 널리 알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면 더 좋으니까, 알면 알수록 괜찮은 차의 세계를 더 많은 분들이 경험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글찻집]을 활짝 열어둡니다. 누구든 언제나 환영입니다.
자, 그럼, 차 한 잔 하실까요?
글찻집 기획의 변 넷(상). 차의 세계로의 초대
[글찻집 : 차(茶) 한 잔으로 가득 채우는 공간]
이곳 주인장은 처음엔 마냥 차를 좋아하다가, 좋은 사람들과 더 잘 즐기기 위해 차를 정식으로 공부하고, 티 소믈리에가 되어가는 중 입니다.
원래 차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는 더 유익한 정보를 드리고 싶고, 차가 아직은 생소한 분에게는 한 번쯤은 차를 제대로 즐겨보고 싶은 호기심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작은 바람이랍니다. 한 잔의 차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기본적이고도 흥미로운 지식부터 차와 관련된 다양한 역사와 정보들을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글찻집]이 함께 하겠습니다.
(다음화 ‘좋은 만남의 힘을 믿으니까 - 만남으로의 초대’ 로 프롤로그가 마무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