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단 한 번 1월 17일, 편지는 소리로 남습니다

by 서린

내일 공연을 한다.

그 사이 나는 공저로 책을 하나 출간했다.

아이들에게 전하는 편지고, 그 편지를 대학로 무대 위에서 낭독한다.



신비로운 여정이었다.





작년 4월이었을까.
블로그에 처음 가입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내면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고, 그것을 풀어낼 공간이 필요했다.

내면이 꽉 차 있을 때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속에서 터져 나오는 것을 담아내느라, 나는 뭐라도 쓰기에 바빴다.


그러던 어느 날, 잠자리가 바뀌어 잠 못 이루던 새벽. 브런치에 들어갔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근아 작가님의 글을 따라가다 흘러흘러 ‘엄마의 유산’이라는 글과 북 디자인을 마주했다. 그 그림을 보는 순간, 이 책은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 디자인을 하는 작가의 그림 속에는 일상과 마음이 함께 담겨 있었고, 나는 그 안에 얼마나 큰 영혼이 담겨 있을지를 가늠해 보고 있었다.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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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샀지만, 서문과 몇 장을 읽고는 오래 덮어 두었다. ‘엄마의 말’이라면, 아직은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건율원을 알게 되었다. 그곳에는 새벽독서 프로그램이 있었고, ‘엄마의 유산’을 계승해 책을 이어가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



아이가 두 돌이 될 무렵부터 2년간, 나는 홀로 새벽기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공저로 책을 쓴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린 것도 사실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을 떠올리며, 아이들에게 물질이 아닌 엄마의 마음을 남기고 싶던 시기였다.



희한하게도 모임에 참여하자, 지난 2년의 노력이 무색할 만큼 새벽기상은 단번에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 꾸준히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새벽은 어느새 나의 일상이 되었다.



그 안에는 독서 리더 선생님의 힘도, 함께하는 이들의 에너지도 있었을 것이다. 그 에너지 속에서 아이들 역시 ‘엄마의 새벽 시간’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새벽에 엄마를 찾고 보채던 횟수는 점점 줄었고, 엄마는 새벽에 책상 앞에 앉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나의 새벽을 숱하게 침범하던 아이들은 스스로 다시 잠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책을 집기 시작했다.



‘엄마의 유산’을 읽기 시작했고,

이후로 출간되는 시리즈를 따라 읽으며

여러 작가들이 남긴 삶의 철학에 깊이 동요했다.



말씀이 필요했고,
나는 책 속에서 그것을 찾았다.


철학 책들과 더불어

지담 작가님의 ‘지혜’와 ‘조화’를 읽으며

밑줄을 긋고 별표를 치고 형광펜을 칠했다.


관계 속에서 힘이 들 때면

빛작 작가님의 ‘역할’을 읽었다.

그래, 내가 이랬지.

다시 다짐하고 방향을 바로잡았다.


함께 글을 쓰고 편지를 쓰고

낭독을 하면서 진심을 계속 듣고 또 들었다.



고통스러울 때는

레마누 작가님의 ‘고통’을 들으며 저항하지 않고 그것을 흘려보냈다.

믿음이 필요할 때는

지음 작가님의 ‘신뢰’를 읽으며

그래,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이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우리가 쓴 책은

겉으로 보기에 어떨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깊은 삶의 진리와 영혼이 담겨 있다.



적어도 나라는 사람은

작가님들의 말에 한걸음 나아가고

또 이끌려 뚜벅뚜벅 걸어가는 중이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 지

그곳이 어딘지 알 수 없다는

지오디의 노래 가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분명한 믿음은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는 것.


불안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아주 두렵지는 않다.



힘에 겨워 투덜대고 불평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미래에 있을 어떤 신비로움을 위해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빙그레 미소짓게된다.




바로 내일 1월 17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진다.

내가 대학로 극장에서 편지를 낭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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