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함, 그리고 절제

by 서린



할 일이 정말 너무 많다.

그래서인지 이런 문장이 떠오른다.



"작은 사람, 특정한 가치에 갇혀 있는 사람은 잠을 자도 깊이 잠들지 못하고, 깨어있을 때는 몸이 바쁩니다. 아주 바쁩니다. 쉴 새가 없습니다. 이 일 저 일 다 간섭합니다. 생활이 단순하지 않고 복잡합니다. 이 사람과도 관계하고 저 사람과도 관계합니다... 구체적인 삶이나 일상 속에서도 생략이나 절제가 없죠."
- 삶의 실력 장자, 최진석 p.298



도대체 뭐가 그리 바쁘고 분주한 걸까.

왜 이렇게 주변을 빙빙 돌아가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


그래도 이 또한 뜻이 있겠지,
배움의 일부겠지 생각하며
잠시 생각을 내려놓는다.




어딘가로 가기 위한 경험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다 보면
결국 나는 어딘가에 도착해 있겠지.



방향키만 제대로 쥐고 있다면

나는 분명 이유 있는 항로를 택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기 잔잔해보이는 물결이 있더라도

내가 가고 싶은 길이 그쪽이 아니라 이쪽이라면

결국 이쪽을 가야 죽어도 여한이 없겠지.



가끔 오만가지를 하다

이건 아니다 싶다가도


이미 마음이 그쪽으로 흘러버렸는데

어쩌나 싶기도하고


정작 집중해야 할 곳에

제대로 힘을 모으지 못하는 나를 보면

답답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떠오른 문장을 다시 읽다 보니

결국 필요한 건 이것이 아닐까 싶다.



'생략' 그리고 '절제'



나는 특정 분야에서는

꽤 절제를 잘한다고 착각하며 살아왔는데

좀 더 큰 시선에서 보니

오히려 절제가 없었다는 사실이 보인다.



관계의 절제.

일의 절제.



사람들과의 교류도 많이 줄였는데

그 말이 과연 사실일까.

그 에너지가 내게 오지 않고

가족으로 향했던 것은 아닐까.




나를 위한 절제가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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