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라 불리지 못하는 학교

유치원은 법적으로 학교입니다

by 세레니티

2025년 교육통계에 따르면, 전국 교원 수는 약 50만 명이다.

유치원 교원은 5만 5천 명 정도.

그중 국공립유치원 교원은 1만 6천 명 남짓.

그래서인지 유치원 교사는 늘 소수이고, 쉽게 잊히고, 자주 소외된다.


유아기의 중요성은 누구나 안다.

애착 형성과 신체 발달, 인지와 정서 발달 등 유아기 경험은 이후 모든 발달의 기초가 된다. 경제학자 제임스 해크먼도 "유아기는 투자 대비 효과가 가장 큰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유아교육은 국가가 중요하게 여기고 투자해야 할 교육 영역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교육부, 시·도교육청, 국회, 학계 등 정책 논의 자리에서도 유아교육은 늘 주변부에 머문다. 정책과 지원 사업에서도 유치원, 유아, 유치원교사는 빠지기 일쑤다.


특히 지금도 기억에 선명한 순간이 있다.

교육청에서 특수교육대상학생의 원활한 학교생활 지원을 위해 보조 인력을 지원한다는 공문이 내려왔을 때였다.

일반학급에서 장애 유아를 가르쳐 본 경험이 있어, 나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우리 유치원 특수 유아도 도움을 받을 수 있겠네! 당장 신청해야지!'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지원대상은 초·중·고등학교였다.

유아와 유치원은 제외.

순간 멈칫했다.

'가장 어린 유아에게는 보조 인력이 필요 없다는 뜻일까?'

교육청에 유아와 유치원만 제외된 이유를 묻자, 돌아온 건 무미건조한 한마디.

"검토해 보겠습니다."

그 한마디의 무심함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때 다시 깨달았다.

교육 당국과 교육계 내부에서조차도 유아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유아교육에 예산을 쓰긴 아깝다는 인식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그 답답함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선생님들과 교육청을 찾아가, 유치원 특수유아 보조 인력 지원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꾸준히 요구했다. 2년 넘게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 끝에, 이제는 우리 지역 유치원의 특수 유아들도 매년 보조 인력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유치원은 교육기본법과 유아교육법상 만 3~5세 유아가 다니는 '학교'다.

초·중·고등학교와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가진 교육기관이지만, 유치원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 때문에 제대로 학교로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왜곡된 시선은 유아와 유치원, 유치원 교사에 대한 경시와 정책적 소외로 이어진다.


사실 유치원이라는 이름 자체가 일제강점기의 잔재다.

똑같이 일제 잔재였던 국민학교라는 명칭은 초등학교로 바뀐 지 오래지만, 유치원은 여전히 그대로다. 유아교육계에서는 30년 전부터 명칭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지만, 법적 지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이 이름은 지금까지도 바뀌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여러 차례 관련 법이 발의되었지만 계류 중이다.


교육의 첫 단계를 맡은 기관이 낡은 이름 아래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유치원과 유아교육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매거진의 이전글공립유치원 교사의 보이지 않는 어려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