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이 늘 뒤로 밀리는 이유
2023년, 한 초등학교 신규 선생님이 악성 민원과 과중한 업무로 인해 교내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서이초 사건'은 교직 사회 전체를 뒤흔든 비극이었다. 교권 보호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고, 매주 교사들이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냈다. 유치원 교사들도 함께 외쳤다.
"교권 보호는 생애 첫 학교, 유치원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하지만 이후 교권 회복을 위한 여러 법과 제도가 개정되었음에도, 유아교육은 계속 뒤로 밀렸다.
"유치원은 나중에."
교육부와 교육청, 국회를 다니며, 심지어 같은 교육계에서도 수없이 들었던 말이다.
유치원은 늘 '다음에, 별도, 추가 검토'로 남겨진다.
국공립유치원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설립·운영하는 학교이다. 국가 수준 교육과정과 교육청 지침을 따르고, 임용고시를 통과한 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친다.
유치원 교사들은 유아의 생애 첫 교육 경험을 설계하고, 아이들이 발달의 기초를 단단히 쌓도록 돕는 전문가들이다. 유아 공교육의 보루라는 자부심으로 교단에 서지만, 여전히 돌봄 담당자로 오해받고, 교육자로서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립유치원 교사로 일하며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다.
"책임은 우주만큼 크지만, 권한은 모래알만큼 작다."
유아의 안전과 발달, 생활지도, 수업, 학부모 상담, 각종 행정 업무, 시설·예산에 대한 부분까지 교사가 수행하지만, 정책과 제도는 현장과 따로 굴러간다.
유아교육 현실을 가장 잘 아는 현장 교사는 정책 결정 자리에 없다.
회의에 참석해도 유치원 교사의 발언에 대한 반응은 대부분 "많이 힘드시겠네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한마디로 끝난다.
정책은 늘 상급학교 중심으로 설계되고, 유치원과 유아교육은 언제나 후순위다.
결국 우리 유치원 교사들은 교육의 첫 단계를 책임지면서도, 제도에서는 늘 끝자락에 있다.
개인 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유아교육이 교육의 중요한 한 축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다.
유치원 교사들은 매일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그 노력과 전문성은 제도와 정책에 잘 반영되지 않는다.
'교육의 시작'이면서도 언제나 '우선순위의 끝'에 놓인 곳. 그것이 지금의 유아교육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