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꽤 오래 전에 써 두었던.
지극히 주관적인 땍쥐베리와의 교감.
모래뿐인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 쌩 땍쥐베리.
우린 홀로 자가용,자전거,기차를 타고 어딘가 향하는 길지 않은 순간들 조차 외로움을 느낀다.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셀 수 없는 시간만큼 홀로 하늘을 날던 쌩 땍쥐베리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우리가 그를 정의하는 ‘동심의 비행사’같은 낭만적인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이
그는 가장 인간적인 외로움과 고독함에 시달렸을 것이다. 외로운 시간속에서 그의 눈에 비친
사막은 메말라가는 스스로와 닮았다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린왕자가 찾는 ‘친구’는 마흔 세번이나 지는 해를 보고 싶던 고독의 슬픔을 달래줄 ‘사랑하는
누군가’임이 느껴진다. 불현듯 여기서 땍쥐 베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작은 비행기 공간 안에서
얼마나 많은 석양을 홀로 보며 외로움을 느꼈을까.
어린왕자의 ‘작은 별’은 땍쥐베리의 ‘비행기’를 비유한 모습인 듯도 하다.
메마른 어른 쌩 땍쥐베리, 반대편에 어린왕자를 창조하다.
영화 ‘파이트 클럽’에서 ‘절대 선’으로 대변되는 주인공은 스스로 ‘절대 악’의 새로운 자아를 창조해
감정의 균형을 맞춘다.
마찬가지로 어른이 되어가는, 순수함을 잃어가던 스스로를 발견하고 회의감에 빠진 쌩 땍쥐베리는
절대 선과 같은 (어른이 ‘악’이라고 보는덴 무리가 있지만) 어린왕자를 통해 어른이 되어가며
저지른 실수와 변화들을 돌이키며 마음을 차분히 정리해 나간다.
바오밥 나무같이 재빨리 처리해야할 감정의 찌꺼기, 또는 누군가에 대한 분노.
고독을 달래기 위한 무의미한 행동들, 서투른 사랑의 종말, 길들여 진다는 일에 대한 기쁨과 슬픔.
어린왕자의 경험담들을 통해 쌩 땍쥐베리의 감정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여우의 이야기를 통해 그는,
고독을 ‘사랑’으로 해갈할 수 있음을 절절히 전한다.
그의 외로운 삶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반드시 존재하는 ‘사랑’이 있기에,
어린왕자가 선물한 사막과 밤하늘처럼 아름다워 질 수 있음을 깨닫는다.
모래없는 사막에 살고 있는 어른들
난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어가고 있고, 어른이 될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잘라내버리지 못한 바오밥 나무들은 내 별을 흔들고,
순수함이 있던 마음 어느 구석엔 외로움과 고독이 자라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어른이 된다. 사람들은 모두 고독해져간다. 사막같은 우리의 삶에 땍쥐베리가
소개시켜준 어린왕자는 아주 순수한 방법으로 외로움을 떨쳐낼 마음을 전한다.
2012년 9월 첫째주에 다시 읽은 어린왕자로부터 나는, 시덥잖은 청춘타령들이 전하는
진부한 ‘위로’들에서 느낄 수 없던 잔잔하고 강렬한 깊은 고민에 잠기게 된다.
내 사막은 얼마나 아름다워 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