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차

by 유송

구두보다 운동화가

정장보다 카라티가

향수보다 샴푸 냄새가

균일하게 퍼진 이 곳


맥없이 흔들리는 사람들

창백한 조명 아래

창백한 얼굴과 감은 눈


한강도 깨나지 않은 시간

새들도 날지 않는 시간에

전철만은 언제나처럼 하루를 열고 있었다


환승통로의 점포들은 기지개를 켠다

매대를 꺼내고 식혜 기계를 돌리고

김밥과 샌드위치를 만들 시간


첫 차의 손님들은

오늘도 사과즙 하나에

연신 하품을 하며

내일과 모레쯤 올지 모를

행복을 잡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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