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삼키며

by 유송

일요일 저녁 전철역에서
나는 죽음을 생각했다

네 손을 놓고 떠나오던 개찰구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 강요 당하며
땅 속
깊은 땅 속을 그렸다

돌아가는 너도 서럽겠지만
차에 오르는 나도 서러워
다가오는 기차 앞에
반박자만 빨리 발을 디뎌도
붉은 이슬로 스러지고 말 것을

그러나 디딘 발 끝에는
집으로 가는 융단이 놓였다
일주일을 꼬박 걸으면
다시 이 곳으로 돌아올
길게 펼쳐진 융단에 서서

나는 잠시 설움과 동반하노라
이별을 침으로 삼키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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