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덕수궁, 綠陰의 물결

이다의 작게 걷기 정동편 따라걷기

by 유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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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의 길드로잉>을 쓴 작가 2da는 덕수궁으로 올라가는 시청역 출구부터 벌써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그 얘기를 보고 난 뒤라서일까, 나 역시 시청역 출구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며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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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을 내고 들어온 덕수궁 안에는 나무 그늘이 가득했다. 널찍한 길과 그 넓은 길 위로 가득 드리운 나무 그늘이 눈을 시원하게 했다. 불어오는 바람이 살짝 땀이 난 피부와 옷 사이를 부드럽게 떼 놓으며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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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a가 말한 분수대. 화창한 햇살이 내리쬐는 분수대 앞에는 등나무가 얽힌 쉼터가 있었다.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 있자니 분수대 위의 여름이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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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늘에 앉아 있노라면 그야말로 여름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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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안 미술관에서는 이중섭 전을 하고 있었다. 이전에 다른 미술관에서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내용만 확인하고 지나쳐 후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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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도 조용하지만 후원은 더욱 조용했다. 2da가 말한 대로 정말 조용했다. 다만 사람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데 비해 새소리와 매미 소리는 더욱 커졌다. 가문 날에 지친 풀들을 달래기라도 하듯 스프링클러가 챡챡 소리를 내며 열심히 물을 뿜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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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의 위쪽 길로 돌아 나오니 한 외국인 가족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부인도 남편도 각각 DSLR을 들고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건 그렇고, 유심히 보니 문이 모두 접혀 하늘로 올라가 있었다. 처음 알았는데 현대적으로 개량한 것이 아니라 원래 여름에는 저렇게 쓰는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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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아름다운 덕수궁의 綠陰
흔들리는 단풍잎 사이로 별 모양 그림자가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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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을 시계 방향으로 돌아 나오면 이런 못과 함께 기념품 가게(겸 카페)가 나타난다. 못에는 연잎이 가득 차 물은 보이지도 않았지만 그것이 어쩐지 독특한 느낌을 더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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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가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안경닦이를 하나 구입했다. 가격은 3,000원. 10,000원에 네 가지를 넣어주는 세트도 있었지만 이 디자인이 딱 하나밖에 안 남아 있어서 이걸로 골랐다. 일반 안경닦이보다 두 배쯤 커서 안경 닦기가 편할 것 같다. 이것 외에도 덕수궁 기념품 가게에는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지 않고 예쁜 제품들이 많았다.(엽서가 특히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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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을 나와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 서소문청사 빌딩이 있는데 이 곳 13층에는 정동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연중무휴이고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꼭 가 볼 것!(이라고 2da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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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전망대에서는 이렇게 멋진 경치를 무료로 볼 수 있다. 서울 최대 번화가인 시청과 광화문 일대를 이렇게 시원하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나는 2,500원짜리 페퍼민트 티로 입가심을 하며 정동전망대에서 보는 경치에 완전히 반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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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를 나와 돌담길을 따라 조금 더 걸으면 시립미술관에도 갈 수 있다. 오늘까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특별전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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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 구경을 마치고 유림면을 찾았다. 메밀면이 부드럽고 가벼워 맛이 좋았다. 하지만 하나를 먹고는 성에 차지 않아 냄비국수를 하나 더 시켜먹어야 했다.


다음에도 2da의 작게 걷기를 따라서 걸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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