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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Sep 06. 2016

드론으로 사업 해 보고 싶은 사람, 이 책을 보세요

고바야시 아키히토, <드론 비즈니스> 독후감

얼마 전에 드론을 샀다. 시마의 X5C라는, 국민드론이다. 요 놈은 과연 국민드론이라는 명성답게 그 성능이 무척 만족스러웠다. 드론을 처음 만져보는 나도 곧바로 비행을 시킬 수 있었고, 10분 만에 하늘에서 나를 보게 한 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혹시 드론을 날려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드론이 아닌 비행 물체라도? 그런 경험이 없는데 관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사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항상 2차원의 평면 위를 달려야 하는 RC카와는 다르다. 마음껏 하늘을 나는 기분, 비록 기계를 통해서지만 그런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드론으로 나 자신을 촬영한 사진. X5C의 카메라는 수직 하방을 촬영하지 않는다.

며칠 동안 비행의 재미에 푹 빠져 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걸로 참신한 사업을 하나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직 대한민국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을, 돈 될 만한 그런 사업.


그래서 이 책, <드론 비즈니스>를 읽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초 구상부터가 별로 진지하지 않은 번개 같은 거였지만, 역시나 실행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런가, 이유를 조금 살펴보자.


<드론 비즈니스>에서는 가장 처음에 신발 가게의 이벤트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벼운 신발을 모토로 하는 신발 가게에서 드론을 이용해 손님이 원하는 신발을 가져다 주는 이벤트를 연 것이다. 손님들은 태블릿으로 원하는 신발을 고르고, 그러면 드론이 알아서 신발이 있는 위치로 가서 신발에 부착된 자석과 연결되어 날아온다. 이 날 이벤트는 무척 성황리에 끝났다고 한다. 그럼 다 잘 된 거 아닌가? 앞으로 이런 '배송(운반)'과 관련된 사업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만약 드론으로 배송 사업을 하려고 하면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첫째, 법적인 문제다. 서울은 대부분의 지역이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공항과 군사시설 등으로 인함인데 이 규제로 인해 사실 서울에서는 드론을 취미로 운용하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런 만큼 이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사업은 꿈도 꿀 수 없다.

둘째, 공간적인 문제다. 우리나라의 주거인구는 대부분 도시에 있는데 도시는 전선과 건물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자율 비행이 대단히 어렵다. 드론이 물건을 안전하게 운반하려면 활주로가 넓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많아서 시내에서 이런 비행을 수행하기가 무척 어렵다.

셋째, 기술적인 문제다. 아직까지 GPS의 정확도가 드론을 이용해 배송 사업을 할 만큼 높지가 않다. 만약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건물 간 간격이 넓고 평지가 많다면 GPS가 다소 부정확해도 배송이 안전하겠지만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건물 간 간격이 좁아 엉뚱한 곳에 떨어질 확률이 높다.

간단하게 세 가지만 말했지만 이 외에도 넘어야 할 장벽이 무척 많다. 그래서 드론을 이용한 사업은 불가능한가? 그건 또 아니다.

<드론 비즈니스>에서는 현재 시행 중인 드론을 이용한 사업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는데 아마존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배송인 '프라임에어' 서비스를 도입했고 앞으로 가벼운 물건에 대해서 드론 배송의 비중을 높여갈 거라고 한다. 일본에서는(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인 관계로 일본의 드론관계자를 인터뷰한 코너가 많다) 신문 배달거점을 이용해서 역시 물건을 배송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외국에는 '드론 대여업'까지 있다고 한다. 그러니 드론을 이용한 사업이 아예 불가능할 거라고 미리 좌절할 필요는 없고, 일단 이 책부터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끝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드론을 이용한 이벤트를 기획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이 한 가지 있다고 한다. 바로 '드론은 언제든 추락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드론 사업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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