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라랜드> 감상평
개인적으로 <라라랜드>를 보러 가며 많은 기대가 됐던 이유는 감독이 <위플래시>를 만든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무엇이 교육이고 무엇이 학대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치열한 싸움의 현장 중계와 그 스릴이 나를 사로잡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물론 내가 드럼을 치기 때문에 주인공과 드럼 연습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어느 정도 되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라라랜드>는 <위플래시>와는 완전히 분위기가 다른 영화였다. 물론 포스터부터 분위기가 왕창 다르지만, 그 내용, 음악, 영상 어떤 면에서도 <위플래시>와는 달랐다. 하나 공통점이 있다면 이런 주제를 꼽을 수 있겠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뎌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라라랜드>가 소년 만화스러운 분위기를 간직한 것은 아니다. 메인은 어디까지나 배우가 되고 싶은 여자와 재즈 클럽의 사장이 되고 싶은 남자 사이의 달콤한 사랑이며, 그 배경 역시 영화 촬영 스튜디오로 '꿈'을 꾸기 적합한 아름다운 장소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더 이상의 내용은 말하기가 어렵지만 이 얘기를 하고 싶다.
나에게는 꿈이 있다. 그게 어떤 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라라랜드>의 남자 주인공처럼 점점 몰락해 가는 재즈 클럽을 새롭게 부활시키고 싶다는 꿈일 수도 있고, 여자 주인공처럼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일 수도 있다. 혹은 소설 <향수>에 나오는 장 밥티스트 그르누이처럼 궁극의 향수를 만드는 것이 꿈일 수도 있다. 그 꿈이 무엇이 되었건 간에 꿈을 이루기 위해선 오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성공은 단숨에 찾아오지 않으며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꼭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꿈을 좇다 보면 다른 것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너무나 일에 열중한 나머지 주변의 가족이나 연인을 홀대할 수도 있고, 성공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돈벌이에 매달리다 오히려 꿈을 잊거나 돈맛에 취해 버릴 수도 있다. 특히 많은 연인들이 느낄 것이다. 자신만의 꿈을 좇는 것과 연인을 사랑하는 것은 양립하기 어렵다는 것을.
오빠, 내가 중요해 일이 중요해?
내가 여성 혐오자라서 저런 말을 넣은 게 아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너, 내가 중요해 일이 중요해?"라고 묻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굳이 이런 사족을 달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조금은 비참하고 피곤하다.)
중요한 건 꿈이든 사랑이든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양립하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그걸 동시에 추구하며 또한 결과적으로 함께 성취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행운아라는 것이다.
내게는 지금 사랑이 없다. 누군가 사랑을 권해도 "난 지금 할 일이 많아서 바빠."라고 말하고 넘어간다. 실제로는 아주 그렇게 바쁜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서 꿈을 이루는 것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지만, 언젠가 사랑이 찾아오면 그때 <라라랜드>가 다시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