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기를 추모하며
어느 새 3년입니다. 그러나 '어느 새'라는 말조차 실례일까 두렵습니다. 가라앉은 배 속에 가족이 있었던 분들께 지난 3년의, 천일이 넘는 하루하루는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지요.
박근혜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던 2014년 4월 16일을 일개 민간인인 저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오전에 배가 가라앉는다는 속보가 나왔습니다. 조금 놀랐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배가 완전히 침몰했다는 것도 아니고, 육지에서 가깝다고 했습니다. 기술의 첨단을 달리는 대한민국에서 그 정도 해난사고는 쉽게 해결할 줄 알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전원 구조라는 속보가 떴습니다. 함께 있던 사람과 밥을 먹으며 "그럼 그렇지. 다행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단 한 명도 구조되지 않은 채, 배는 그대로 침몰해 버렸습니다.
그 뒤에 이어진 혼란은 무서웠습니다. 에어포켓이 실존하니 안하니, 공기 주입이 의미가 있니 없니, 부족하나마 초보 다이버들도 투입을 해야되니 하는 이야기들이 오가고 고성이 오가며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해난 사고 전문가라는 이들도 빠르게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고, 정부는 식물 상태에서 '살려야 한다'는 문구나 인쇄하고 있었습니다. 방송국에서는 유가족이 받을 보상금에 대해 보도해 혼란을 부추겼습니다.
정말 어지러운 날들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압니다. 그 날 누구도 그들을 구조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아니 그보다 출동 요청을 한 사람조차 출동하지 못하게 막아버린 이들이 있었다는 것을.
박근혜는 7시간이나 행적이 묘연했고, 해경이 바다에 들어가지 않아 민간잠수사들이 수백 명의 시신을 건져올렸다는 것을.
아직도 어떤 사람들은 분열을 일으키려 합니다.
"세월호는 교통사고 아니냐!"
그 분들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 경찰차도 구급차도 보험회사도 오지 않는 현장을 본 적이 있나봅니다.
그러나 세월호를 추모하는 이들은 이제 흔들리지 않습니다. 보상금이며 특례며 그딴 것들은 하나도 중요치 않으며, 심지어 다른 재해와 비교하여 세월호 유가족들이 더 받은 것도 없는데 분탕질 치려고 만들어낸 루머일 뿐이니까요.
오직 한마음으로 세월호의 무사인양, 미수습자의 수습, 사고원인의 규명을 바랄 뿐입니다. 그것이 만족되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노란 리본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광장에서 촛불 밝히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나라를 원하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