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송 May 24. 2017

조그만 비빔밥 식당으로 건물 통째로 산 고수의 경험담

이대봉, <먹는 장사에 실패란 없다> 서평

개인적으로 "절대"나 "없다" 같은 단정적인 단어가 들어가는 책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무엇이란 없다는 사실만이 유일한 사실이며, 있다 없다는 단정적으로 논할 수 있는 세상 일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단어가 들어있는 책을 읽어보면 실상 별 내용은 없고 시류에 편승한 내용과 자극적인 제목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라보려는 얄팍한 수작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먹는 장사에 실패란 없다>는 몇 가지 면에서 그런 책들과 다르다.

첫째, 글쓴이의 직접 경험이 들어있다. 이대봉 씨는 인천에서 아주 조그만 비빔밥 집을 시작해 장사가 잘 되면서 조금씩 세를 확장하다가 나중에는 건물을 통째로 사게 되었고, 돈도 어마어마하게 많이 벌어들였다.

둘째, 평범한 식당 사장님이라고 하기엔 아는 것도 많고 정리도 체계적으로 잘하며 이야기도 잘 풀어나간다. 그래서 단순한 경험 소개가 아닌 지식 전달의 측면에서도 좋은 책이다.

셋째, 왜 실패가 없는지 자신이 가게를 준비하면서 했던 실수, 종업원을 다루는 과정에서의 실수 등을 통해 교훈을 말하고 어떻게 고쳐나갔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사실 2010년에 나온 책으로, 이대봉 씨는 우리나라의 외식 산업이 점점 호황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는데 세계적인 불황의 여파를 맞고 있는 2017년 현재 이 말은 조금 맞지 않게 되었지만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내용이 촘촘하고 구체적이다.


그러나 이대봉 씨가 성공해 나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면서도 마음 속 한켠으로 지울 수 없는 생각이 있었다.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두루마기 입고 부채 든 채 길거리에 나가 행인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비 오는 날이면 비닐우산을 들고 나가 나누어주고, 모든 사람들에게 사장님이라 부르며 더운 날에는 아이스커피라도 한 잔 하라고 붙들고, 나중에 가게가 커져 주차장 안내원이 생겼을 때는 화물차 등 안 좋게 생각되는 차를 탄 손님들에게 더욱 극진히 대접하고... 이대봉 씨가 가게의 성공을 위해 기울인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나 자존심 강한 사람이라면 필시 나처럼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이 중에 몇 개는 빼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할 것이고.

분명한 것은 몇 개를 빼든 그대로 하든 이대봉 씨만큼 자기 가게에 관심을 갖고 항상 개선하려고 노력해 나간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제목이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미래에 한의원을 운영해야 하는 입장으로서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그 정신적인 면에 대해서도 배울 게 많았고, 매장은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하고 동선은 어떻게 짜야 하는지 그 물질적인 면에 대해서도 배울 게 많았다. 사실 의료업에 종사한다고 하면 일반 판매업 서비스업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엄밀히 말해 크게 다를 것이 없다. 한의원도 좋은 자리에서, 친절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하면 매출이 높아지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고로 어떠한 서비스업에 종사하든 자기 가게를 갖고 있는, 아니 가질 예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사서 읽어봐야 한다고 강력 추천하는 바다. 책의 뒷부분에는 자기 업장의 각종 요소들을 체크할 수 있는 리스트도 있으니 실용적으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은 진짜 당신 인생을 살고 있습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