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섬캠프 2차, 사양도와 애도 이야기, 1일 차
12월 12일과 13일, 1박2일간 전라남도 고흥에서 청년섬캠프가 있었다. 따스한 남도의 온기가 식기 전에, 서둘러 후기를 남긴다.
새벽 6시 45분, 약속시간인 6시 50분을 약간 남기고 무사히 압구정역에 도착했다. 우리들을 섬으로 데려갈 버스는 어두운 주차장 한켠에서 불을 밝히고 있었다.
캠프의 첫 일정은 전남 벌교로 가는 것, 서울에서 벌교까지는 약 4시간이 소요된다. 가는 동안 두어 시간은 아침 일찍 출발하느라 모자란 잠을 보충하고, 나머지 시간은 강제윤 섬연구소 소장님의 섬에 대한 강연을 듣고 참가자들이 한 명씩 자기소개를 했다. 생각보다 어린 친구들이 많아 놀랐는데, 다 듣고 보니 고등학교 3학년도 끼어있었다.

벌교에 도착한 우리들은 민선꼬막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침으로 받은 김밥을 다 먹었지만 배가 고프던 찰나, 정말 맛있게 먹었다. 낙지볶음은 짜지도 않고 너무 졸이지도 않아서 딱 밥 비벼먹기 적당했고, 요즘이 제철이라는 꼬막은 살이 통통하니 올라있었다.
벌교는 내게 특별한 곳이다. 이번이 아마 네 번째 방문쯤 될까?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최고의 소설로 꼽는 나는, 그 배경이 된 벌교에 올 때마다 가슴이 뛰고 설렌다. 그리고 겨울의 꼬막을 먹을 때면 항상 소설 속에서 묘사되었던 '겨울철 뻘밭을 헤집으며 온몸으로 돈 버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점심식사 후 다시 출발한 버스는 벌교에서 남쪽으로 남쪽으로 달려 고흥으로 들어왔고, 거기서도 산을 넘고 다리를 건너 나로도항에 도착했다. 창 밖으로 섬의 모습이 시작했고, 내려서는 나로도항 옆의 어시장을 구경했다. 어시장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다양한 생선을 말리는 모습이 볼 만 했다.
본격적인 "섬"캠프의 첫 일정은 사양도를 방문하는 거였다. 사양도는 나로도항이 아닌, 거기서 조금 더 들어간 곳에서 배를 타면 갈 수 있다. 여태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남해 두미도, 여수 개도, 강화 주문도에 가 보았는데 그 어느 곳에 갈 때보다도 작은 배였다. 사양도까지의 거리가 짧고 방문객이 적어서 그런 모양이다. 배는 느릿느릿 바다 위를 미끄러져, 우리를 사양도에 내려주었다.
사양도는 면적 0.77제곱킬로미터, 해안선 4킬로미터의 작은 섬이다. 느릿느릿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섬을 둘러보았다.
이장님은 붉은 얼굴로 마른기침을 하셨고, 마을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니 흥미롭게 쳐다보셨다. 섬은 예쁘기보다는 거칠었고, 육지보다 천천히 나이를 먹고 있었다.
사양도에서 기억에 남는 곳이라면 역시 폐교(사양초등학교)다. <친절한 금자씨>에서 금자씨가 야무진 복수를 행한 곳처럼 생겼다. 뜯긴 천장에서는 빛이 새어 들어왔고, 교실 안 어디에서도 한때 아이들이 뛰놀고 공부했다는 흔적을 볼 수가 없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같은 사양도 안의 선창마을. 처음 배를 내린 곳은 사양마을이고, 거기서 남쪽으로 해안을 따라 걸으면 선창마을이 나온다. 이 쪽은 규모상으로 더 작은 마을이라는데 곳곳에 그림이 그려진 집이 많았다.
사양도에서 다시 배를 타고 이동한 곳은 애도. 질 좋은 쑥이 나서 애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가장 유명한 쑥은 강화도 인진쑥이지만 그보다 더 좋다고 하는 모양이다.
전국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갈매기 모양의 카페가 환영 입간판과 함께 우리를 반겼다.
섬캠프 첫날의 사양도와 애도 투어를 마친 우리들에게 주어진 첫날 저녁. 메뉴는 바로 자연산 광어회와 굴! 번쩍번쩍 빛나는, 참말로 보기만 해도 맛난 회가 접시 가득 올려져 있었다. 원래는 먹을 수 없지만 우리의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쑥섬 선생님과 어촌계장님의 부인, 이장님께서 특별히 준비해 주셨다. 정말 감사합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평소 자주 접하기 때문에 더욱더 맛을 잘 아는 광어회인데, 정말 특출 나게 맛있었다. 굴의 싱싱함도 두말할 나위 없었고, 생유자 동동주는 1.5L의 푸짐한 사이즈로 주중 금주로 굶주린 나의 간을 촉촉이 적셔주었다. 안에서 술자리가 진행되는 동안 먼저 나간 기자님과 이사장님 등은 해변에 텐트를 치고 캠프 파이어를 지피셨다. 자리를 정리하고 나간 우리들도 불가에 서서 고구마와 어묵을 먹으며 섬의 밤을 만끽했다.
2일 차는 다음 이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