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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Dec 27. 2018

[노답민국] 누구도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고령화

고령화 (3)

세계적 추세, 세계적 노답  


 고령화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 그리고 아시아에서의 대한민국과 일본은 이미 발전된 나라로서 의학기술 및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인해 오래 사는 사람은 늘어나는데 태어나는 아이는 점점 줄고 있다. 또한 이 나라의 국민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져 경제적인 문제를 떠나 사회문화적으로도 아이 많이 낳는 것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사실상 이는 되돌리기 힘든 문제다. 일본과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의 선두주자로 달려가고 있긴 하지만 지구상의 많은 나라가 함께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이 때, 해결책은 무엇일까? 과연 있기는 한 걸까?

 요즘은 선거를 치를 때마다 대통령 후보들이 고령사회에 대한 대책이라며 공약들을 내놓기는 하지만 그 공약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게 정말 진지한 고령사회에 대한 근본적이고 중요한 대책이 아니라, 단지 대통령 당선 이후 5년 정도의 기간 동안 어떻게 지금 있는 노인들의 경제적 불안을 달래줄까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치매에 걸린 노인을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진다고 하는 공약이 있다면 과연 그 공약은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까? 노인정을 더 많이 짓고 예산을 더 주겠다고 한다면 그 돈이 노인정 건설과 노인들의 식비로 사라진 후 사회적으로는 도대체 어떤 이득이 생기며, 그것도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노인 인구 비율이 늘어나는 만큼 정부의 이런 한시적 대책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으며 더군다나 세금을 많이 내는 청장년층의 비율이 줄어들면 그야말로 바람에 촛불 꺼지듯 사라져 버릴 수준의 대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정부가 유독 멍청한가 따져보면 그건 또 아니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도 특별히 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이쪽은 우리보다 더 빨리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관계로 대책 수립에는 좀 더 진지한 것 같다. 그래서 해외에서 젊은 인력을 받아들이려는 모습이 최근 많이 보이는데 우리나라는 워낙 단일민족으로서의 배타성이 강해서 아직까지 이쪽의 대책에 대해선 누구도 섣불리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

 한 신문기사에서는 고령화 대책이 무엇인가 기사를 쓰며 이렇게 말했다.

 "전문지식을 요하는 직종은 경험이 풍부할수록 좋은 경우가 많다. 90세 넘어서도 일하는 의사도 있으니 그렇게 노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발상을 바꾸어야 한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났다. 이걸 기사라고 쓴 기자도 월급을 받았다면 사실 이 글을 쓰는 나는 언론인상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노인의 일자리를 만들어 그들이 생산인구가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80세 택시기사의 택시를 일부러 골라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40세 의사와 90세 의사가 있는데 일부러 90세 의사를 골라 진단을 받을 사람도 드물테고 말이다. 결국 자기도 답이 없는 줄 알면서 억지로 쓴 기사를 보니 서글퍼서 눈물이 났다. 아마 그 기자도 힘든 청춘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세계는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지금 젊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런 인구 조절 정책은 보통 30년 이후에 효과를 발휘한다는 걸 감안하면 꽤나 늦은 시도 같고, 한국은 이민자들에 대해 워낙 반감이 큰 지라 말도 못 꺼내고 있으며, 다른 나라는 아직까지 우리만큼 사정이 급하지 않아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답이 없다. 전지구가 다같이 늙어가는 와중에, 우리는 좀 더 빨리 늙은 국가가 되어 초고령사회는 어떻게 붕괴하는지 보여주는 시범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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