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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Apr 10. 2019

읽고 나면 '워런 버핏 게 섰거라!' 하게 되는 책

서준식, <채권쟁이 서준식의 다시 쓰는 주식투자 교과서>

 주식 투자를 한 지 만 5년의 시간이 지났다. 처음 100만 원으로 시작한 투자금은 매년 100만 원씩 늘어 500만 원까지 늘었고, 최근에는 운용 가능한 모든 자금을 끌어모았기에 수천만 원이 되었다.

 처음 100만 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한 것은 그야말로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도전했기 때문이다. 재테크를 해 재산을 지키고 불려 나가야 하는 직장인의 입장에서 주식은 반드시 배워야 할 것 중 하나라고 생각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 명이 도전하면 여덟은 돈을 잃고 나간다는 말을 들었기에 소액으로 시작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나의 주식 수익률은 30% 가까이로, 은행이자에 비하면 무척 높은 수준이었고 나는 늘 투자금을 더 늘릴까 하는 유혹에 빠졌지만 그때마다 나를 말리는 내면의 속삭임이 있었다.

여태까지는 운이 좋아서 그랬을지도 몰라.


 그리고 그것은 곧 사실로 증명되었다. 34,000원에 산 LG디스플레이는 1만 원대까지 추락했고, 나는 진정한 멘털 붕괴를 경험했다. 그러다 북미회담에 차질이 생겨 대북주가 폭락하던 날, 나는 LG디스플레이를 전액 손절(아마도 -25%가량)하고 그 돈을 대북주에 집어던졌다. 소위 말하는 몰빵이었다. 주말 내내 두 손 모아 기도를 한 덕일까, 월요일 아침 대북주는 모두 상한가를 찍었고 나는 손절하기 전만큼의 돈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겨우 회복한 돈으로 나는 화장품 주를 샀는데, 10월 중순에 화장품 주는 갑작스레 폭락하기 시작하더니 수익률이 또다시 -25% 가까이 되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나는 대체 무얼 잘못한 것일까. 아니, 그보다 정말로 그간 단지 시장이 나쁘지 않았기에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되었다.

 개미들은 장이 좋을 때는 자기 실력으로 번 거라며 우쭐해하고 투자금을 늘려나간다. 그러나 장이 나빠지면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고 우왕좌왕하며 추락한다. 이쯤에서 나는 지인의 추천으로 <채권쟁이 서준식의 다시 쓰는 주식투자 교과서>(이하 '주식투자 교과서')를 읽게 되었다.

 주식투자 교과서는 처음부터 나의 투자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제시한다.

첫째, 주식은 채권형 주식에만 가치투자를 해야 한다.
둘째, 주식은 항상 채권과 함께 투자해야 한다. 이 방식의 큰 장점은 주가 하락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나는 채권이 뭔지도 모르고 5년이나 주식 투자를 해 왔다. 그러니 채권에 투자를 해 본 일이 있을 리가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나와 같은 '무식한' 지경이 아닐까 한다. 저자는 일반적으로 개미 투자자들이 하는 모멘텀 투자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모멘텀 투자와 가치투자는 공존하거나 혼용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모멘텀 투자란 흔히 많은 사람들이 하는 '어떤 뉴스를 듣고서 기대감으로 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앞으로 인공지능이 발달할 테니 관련주가 오를 것이다 혹은 현대자동차에서 신차가 나오니 주가가 오를 것이다 하는 것들을 말한다. 저자는 자기가 주장하는 가치투자를 모멘텀 투자와 혼용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2009년 한국 모 케이블 방송국의 수익률 게임에서도 이름이 딸기인 앵무새의 6주간 수익률이 주식 투자 귀재로 알려진 10명의 수익률에 크게 앞섰다고 한다.

 모멘텀 투자는 왜 어려울까? 그건 바로 미래 예측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경제사범들이 회사 내부 뉴스를 이용해 주식 투자를 해 돈을 챙겼다가 감옥으로 간다. 미리 정보를 아는 사람이 아니면 대부분은 무성한 소문을 듣고 투자를 하게 되며, 이는 아무 근거 없는 미래 예측과 같아 앵무새만큼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모멘텀 투자의 승률을 매우 낮다. 그래서 저자는 가치투자를 권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치투자, 워런 버핏도 한다는 가치투자는 어떤 것일까?

 어떤 기업 A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모멘텀 투자를 하는 사람은 이 기업에 관한 호재가 없으면 사지 않을 것이고, 만약 주가가 곤두박질 치면 공포에 빠져 손절을 해 버릴 것이다. 그러나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은 먼저 A 기업의 가치를 분석한다. 최근 10년의 ROE(자기자본수익률), PER, PBR 등 몇 가지 지표를 통해 예상 가능한 수익률을 계산하고 그를 통해 매입 가능한 주가를 설정한다. 설정 주가가 7천 원이라면 만약 시장이 안 좋아져 주가가 7천 원 아래로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가치투자자는 이것을 더욱 매입한다. 왜냐하면 언젠가는 기업 원래의 가치로 주가가 회귀하리라는 '분석에 의거한'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모멘텀 투자와 가치투자는 거의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앞으로 '앵무새보다 못한' 투자는 지양하기로 마음먹었다. 한 번에 30%, 50%씩 먹으며 일확천금 하기를 꿈꾸다 패가망신하기보다는 30년 동안 꾸준히 투자해 복리를 통해 재산을 착실히 불려 나가겠다는 마음으로 주식투자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실천으로 앞으로는 모든 투자에 대해 매입 가능 가격과 목표수익률을 산정해 놓고 도전하기로 했다.

 주식투자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면 이 책부터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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