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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Sep 05. 2023

미용 GP를 잡으면 필수의료인력 저절로 살아나

무경력, 月1000만원, 도시 의사... 미용 피부과 “무천도사 모십니다

무경력, 月1000만원, 도시 의사... 미용 피부과 “무천도사 모십니다” (chosun.com)


조선일보에 기사가 났다. 경력이 전혀 없는 일반의(대학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거치지 않은)여도 주 3일 근무에 1000만원을 지급한다는 구인 공고가 널렸다고 한다. 기사에 덧붙여 말하길, 주 6일 근무하는 산부인과 전문의는 1500만원에 구하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계산해도 주 3일 근무 1000만원이면 주 6일 근무에는 2000만원이어야 한다. 그런데 수련도 받지 않은 일반의에게 전문의보다 더 많은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핵심은 누가 해도 별 위험이 없는 피부 미용 레이저를 오직 의사에게만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를 예로 들면, 피부 미용 레이저는 레이저 회사의 교육만 일정 시간 이수하면 누구나 사용이 가능하다. 에스테틱에서 일하는 관리사들은 모두 일반인이고, 그들은 아무런 문제 없이 피부를 뽀얗게, 부드럽게 만들어달라는 고객의 수요에 화답하고 있다. 일반인의 급여 수준이 높지 않다보니 레이저 비용도 한국보다 저렴하다.


의사들(정확히 말하면 의사협회겠지만)은 항상 그들만의 독점권을 놓치기 싫어한다. 수술 과정의 대부분을 간호사에게 맡기면서도 수술 간호사 제도를 만드는 것을 반대하고, 호주나 다른 나라에서 여러 직업이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는 Xray 등을 한의사에게 허용해주지 않으려고 발악을 한다. 왜냐하면 독점권이야말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과 같기 때문이다. 한국의 의사 수는 매우 적은 편이고, 안 그래도 숫자도 적은 그들에게 독점적인 권한을 주고 있으니 한국에서 의사로 산다는 것은 누워서 젖과 꿀을 받아먹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팔자다.


요즘 필수의료인력이 적다고 난리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의사가 필요인력에 비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사 수를 늘리겠다고 하는 정부는 한 가지만 알고 두 가지는 모르는 바보다. 의사 수를 아무리 늘려봐야 그 의사들은 모두 무천도사(무경력-월천-도시-피부미용)가 될 것이다. 누가 주 6일 근무에 1500만원 밖에 안 주는 산부인과 따위를 하러 갈 것인가? 머리가 달렸다면 그따위 생각은 하지도 말아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피부 미용 레이저를 의사가 독점적으로 하지 못하게, 다른 직군에도 허용하는 것이다. 의료사고가 생긴다고 주장하는 의사가 있을지 모르겠다. 웃기는 소리 하지마라. 피부 미용 레이저는 위험한 시술이 아닐 뿐더러, 레이저 회사의 교육 방침에만 잘 따라도 사고는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회사 교육에서 벗어난 사용법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그건 시술자 개인이 책임지면 된다. 예를 들어, 빵집의 오븐은 위험한가 아닌가? 시키는 대로 쓰면 아무 문제 없지만 마음대로 쓰면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건 위험한 기계이고 인명에 관계되니 의사만 다루라고 할 것인가? 말이 안 된다. 


아무런 논리도 없지만 오직 의사협회의 힘이 강력하기 때문에 한국의 의료인력이 한곳으로 쏠리고 있다. 그저 의사협회의 땡깡이 듣기 싫다고 모든 의사들이 피부미용을 하러 몰려가는 것을 방치한다면 이전부터 이 문제를 방치한 문재인 정권부터 지금의 윤석열 정권까지 모두 한국의 필수의료를 붕괴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참 쉬운 답을 두고 빙빙 돌아가려 하는 정치인들! 예나 지금이나 답답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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