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방법으로 코스를 알아내거나 만들 수 있다
어느 정도 동네에서 자전거 타는 것에 익숙해지면 슬슬 멀리 나가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자기가 사는 지역에 따라 갈 수 있는 코스는 다 다르겠죠.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랬다고, 주변의 코스를 아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자기 지역 이름을 넣고 라이딩 코스를 검색하는 겁니다. 대전 사람이면 ‘대전 라이딩 코스’, 부산 사람이면 ‘부산 로드 라이딩’ 이런 식으로 검색하는 거죠. 자전거인들, 특히 동호회인들은 블로그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검색하면 그 사람들이 어디를 어떤 식으로 가는지, 그 코스의 난이도가 어떤지 대충 알 수 있습니다. 그 코스들을 훑어보고 이 정도면 갈 수 있겠다 싶은 곳에 도전해 보면 돼요.
좀 더 현지의 코스를 일목요연하게 알고 싶을 때는 지역 동호회 카페에 가입해도 됩니다. 어떤 동호회는 폐쇄적이라 허가제로 운영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가입은 그냥 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제가 가입한 동호회도 가입+본인 자전거 사진+차대번호 기재만 하면 정회원으로 등업돼서 대부분의 자료를 볼 수 있게 돼있습니다. 지역 동호회 카페는 정기적인 모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벚꽃 라이딩, 맛집 라이딩 등 테마가 있는 모임도 자주 있죠. 그런 모임들은 공지에 코스를 기입하기 때문에 그 코스들을 보고 개인적으로 탐방을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시골에 사는 분들은 1), 2)의 방법만으로는 충분한 코스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호회가 없거나 있어도 온라인 활동이 뜸한 동호회인 경우죠. 그럴 때는 직접 만들 수도 있습니다.
먼저 strava.com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세요(물론 가입도 하시고요). 메뉴를 보면 <경로 만들기>가 있습니다. 거기 들어가면 지도가 나오는데 그 지도에서 본인이 출발할 지점과 지나갈 지점, 도착할 지점을 지정하면 ‘자전거인들이 선호하는 경로’에 따라서 자동으로 길이 만들어집니다. 포털사이트의 길찾기 메뉴와 비슷한 건데, 스트라바를 이용하는 자전거인들이 많이 지나갔던 곳을 위주로 길을 이어주는 거죠. 놀라운 점은 그냥 길만 표시해주는 게 아니라 오르막내리막의 고도도 같이 표시해 준다는 건데요, 아래를 보면 고도표가 그림으로 제시됩니다. 만약 200m를 넘는 산이 있다면 상당히 힘든 코스가 될 거라고 미리 각오를 하고 가야겠죠.
주의하실 점은 이렇게 만든 코스는 전부 자전거길이나 작은 길 위주로만 되어 있는 게 아니라서 종종 대로변에서 자전거를 타는 일이 생긴다는 겁니다. 차도에서 자전거 타는 것에 익숙한 사람은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옆으로 차가 지나가면 무서워서 낙차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그러니 그냥 만들어진 지도대로 타지 마시고 최대한 작은 길로 변경해서 타는 게 좋습니다.
다음으로 주변에서 좋은 라이딩 코스를 찾을 수 없거나 이미 질린 경우에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멀리 나가는 거죠. 그런데 멀리 가기 좀 곤란한 지역들도 있습니다. 분지형 도시인데 외부로 나가는 길이 전부 8차선 대로로 차가 많이 다니는 위험한 곳이라던가 아니면 나가는 길이 전부 오르막길 투성이라 너무 힘들다던가 하는 경우가 있겠죠. 혹은 사대강 자전거길 국토종주를 하는 경우에도 그 자전거길 근처에 사는 게 아니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힘을 아끼는 비결입니다.
자, 그러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자전거가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은 크게 버스와 기차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버스는 시내버스가 아니고요, 시외버스만 해당돼요. 수도권 광역버스도 자전거는 실을 수 없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시외버스는 버스가 출발하기 10분 전에 미리 도착해 있다가 버스가 들어오면 바로 기사님에게 “자전거 좀 실을게요” 말씀드리고 버스 아래의 짐칸을 열어서 실으면 됩니다. 추가요금을 낼 필요는 없어요, 엄청 큰 캐리어를 들고 타는 승객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근데 종종 자전거 때문에 기스가 생길까봐 싫어하는 기사님이 있을 수도 있고, 혹은 본인이 차에 실려 있는 동안 자전거가 긁힐까봐 싫어하는 분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터미널 주변에서 박스를 하나 구해와서 자전거 뒷바퀴 축(스프라켓 부분)이 있는 곳에 박스를 깔면 어느 정도 기스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그냥 실으면 실리는데요, 짐칸에 다른 짐이 있어서 좁거나 하면 핸들을 해체해야 되는 경우도 있으니 휴대용 공구도 필수 지참해야 합니다.
기차는 일단 기차 종류부터 세 가지죠. 무궁화호, 새마을호, KTX가 있는데요 셋 다 실을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규정상 <접거나 분해한 경우>에 한해서 실을 수 있어요. 예외적으로 무궁화호와 경춘선에는 자전거석이 있어서 따로 예매를 할 수도 있습니다. 자전거석을 예매한 경우에는 접거나 분해할 필요없이 완차 형태로 그냥 실으면 돼요. 거치대가 있거든요. 하지만 그 외에는 전부 접거나 분해해야 합니다. 무궁화호에는 4호차에 까페열차가 있어서 거기에 그냥 완차 형태로 실으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원칙적으로 까페열차는 자전거석으로 배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승무원이 지적하면 곧바로 분해하거나 중도하차해야 합니다. 이러한 규정은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이니 꼭 따라주셔야 해요.
제가 사는 곳은 시외버스가 많지 않고 기차가 많이 다녀서 대개 멀리 갈 때는 무궁화호를 이용하는 편인데요 몇 가지 팁을 드릴게요.
첫째, 주말 기차표는 미리 예매한다. 주말에는 워낙 이용객이 많기 때문에 최소한 닷새 전, 빠르면 일주일 전에 예매하는 게 좋습니다. 여러 개 예약해놨다가 일정을 확정한 다음에 취소해도 수수료가 들지 않으니까요, 철저하게 준비해 두세요.
둘째, 아침 하행선 저녁 상행선이 낫다. 주말 아침에는 서울쪽으로 올라가는 사람이 많고 저녁에는 내려오는 사람이 많죠. 그래서 그 방향으로 기차를 타면 분해를 했는데도 사람 설 자리도 없어서 곤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거꾸로 타면 상대적으로 덜 붐비니까 이 점 참고해서 계획을 세우세요.
셋째, 기차 출발 10분 전에 도착해서 미리 분해한다. 일단 기차를 타기 전에 분해해야지 기차에 타고나면 분해에 필요한 공간이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습니다. 주변에 사람들 다 보고 있는데 분해하면 민망하기도 하겠죠. 그러니 미리 도착해서 자전거를 분해하세요. 특히 휠의 QR은 잊어버리기 쉬운 부품이니까 단단하게 챙겨두시고요.
넷째, 휠과 프레임을 코일형 자물쇠로 고정시킨다. 자전거를 분해하면 크게 휠과 프레임으로 나눠집니다. 이걸 다 따로따로 세워놓으면 넘어져서 민폐를 끼칠 수 있는데요, 코일형 자물쇠로 몇 바퀴 감아서 휠을 프레임에 딱 붙여버리면 하나의 고정된 물체가 되므로 공간도 덜 차지하고 안전사고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존과지니]님이 추가의견을 주셔서 덧붙입니다.
자전거 거치대가 있는 무궁화호는 자전거석을 예매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자리를 멀리 배정해줬는데 지금은 가까운 옆 객차에 배정이 됩니다. 그리고 자전거석은 몇 좌석 안되기 때문에 자전거 시즌에는 주말 표를 1~2주일 전엔 예매해야 합니다. 자전거석 예약하고 타는 입장에서 일반석 예매하고 자전거거치대를 차지하고 있으면 당황스러울 수 있기에 수정하시는게 좋을 거같아서 글 남깁니다.
다섯 번째는 거의 쓰지 않는 방법이지만 참고삼아 알려드릴게요. 한국란도너스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한 번에 200km 이상의 장거리를 혼자의 힘으로 주행하고 인증받는 대회를 주최하는데요, 이 대회 코스는 미리 홈페이지에 GPX(지도 파일 형태)로 업로드 됩니다. 예를 들어 지리산 200K 코스라면 광주에서 출발해 지리산에 갔다가 다시 광주로 돌아오는 코스를 지도로 만들어서 올려두는 것이죠. 이 지도 파일을 다운받아서 GPX 파일을 읽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어플리케이션으로 실행시키면 그 지도를 보면서 라이딩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 란도너대회를 할 때 사용하는 방법인데 그 지도를 개인적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