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네팔, 이집트, 일본에서 했던 네 가지 체험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나라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게 많다. 지금이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인지, 영어는 얼마나 통하는지, 볼거리가 많은지 먹거리가 많은지...
나는 그 나라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이 어떤 게 있는지 살핀다. 체험이라면 도자기 만들기, 김치 담그기도 체험이 되겠지만 그보다는 좀 더 몸을 쓰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활동형 체험을 말하는 것이다.
여태 여행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고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체험들을 소개한다.
인도의 낙타사파리는 인도 서부의 라자스탄주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낙타사파리를 하고 싶다면 뉴델리에서 자이살메르나 쿠리로 가면 된다.
자이살메르의 수많은 업체 중 하나를 골라 얼마간의 비용을 지불하면, 이렇게 낙타를 타고 사막으로 향한다. 그러나 고운 모래가 휘날리며 사구를 형성하는 영화 <미이라> 속의 사막 같은 곳은 아니다. 한국인이 평소 가진 이미지로는 사막보다 오히려 '황무지'에 가까울 것이다.
낙타는 생각보다 굉장히 키가 커서 올라타기도 쉽지 않지만 사람을 태운 채로 일어서면 그 높이가 굉장하다. 시야가 넓어져 경치 보기는 좋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대단히 무서울 수도 있다. 더구나 일어설 때 뒷다리부터 펴고 그다음 앞다리를 펴는데 그 과정에서 몸이 심하게 흔들리므로 꽉 잡아야 한다.
낙타를 타고 걷는 길은 생각보다 지루하다. 하지만 지레 지루하기만 할 거라 짐작하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그저 '생각보다' 지루할 뿐이지, 낙타를 타고 일행과 함께 사막을 걷는 경험은 분명 특별하다.
지루한 것보다 큰 문제는 엉덩이의 고통이다. 탈 것에 익숙지 않은 여행자들을 위해 낙타 등에 방석이나 담요가 충분하게 얹어져 있지만 평소 자전거 등으로 엉덩이를 단련하지 않았다면 필히 아프게 되어 있다. 요령껏 아픈 부위를 피해 요리조리 엉덩이를 움직여 줄 필요가 있다.
사막은 조용하고 햇볕은 따사롭다. 낙타에 매어놓은 방울이 걸음에 따라 규칙적으로 울린다. 멀리서 쫓아오는 개와 하늘을 배회하는 독수리를 구경하는 것도 잠시, 낙타의 리듬에 익숙해지면 곧 졸음이 몰려오게 되어 있다. 그때의 평화로움도 낙타사파리의 매력 중 하나다.
한참을 가다 보면 드디어 사막 같은(?) 사막을 만나게 된다. sand dune, 사구(沙丘)라고 불리는 모래 언덕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나마도 그 사구의 주변은 황무지가 펼쳐져 있어 완전히 사막에 들어왔다는, 혹은 고립되었다는 느낌을 받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만한 사구만으로도 충분히 사막 모래의 독특한 감촉을 느껴볼 수 있다.
사막 모래는 이루 말할 수없이 곱다. 손으로 쥐면 내내 햇볕을 받고 있었음에도 서늘한 감촉이 가장 먼저 느껴진다. 그다음으로는 부드러움이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는 모래시계 속에서나 볼 수 있던 그것과 완전히 똑같다. 부슬부슬 흘러내리는 모습은 꼭 바람에 나부끼는 커튼 같기도 하다.
한 가지 주의할 점! 사막에서 함부로 카메라를 꺼내면 안 된다. 모래 입자가 너무 고와서 카메라에 들어가면 잦은 고장의 원인이 된다. 나도 사막에서 카메라를 떨어뜨린 이후 줌 기능이 고장 나서 결국에는 카메라를 버려야만 했다.
사막에서 해가 지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포토타임이 찾아온다. 석양을 배경으로 한 실루엣 샷이야말로 사막에서 가장 권장하는 촬영 기법이다. 원래 사진을 찍을 때 '골든 타임'이라고 해서 해 질 녘의 금빛을 이용하면 모든 사진이 멋지게 나온다고 하는데, 배경조차 금빛인 사막에서 이보다 더 좋은 시간은 없을 것이다.
해가 지고 나면 사막의 밤이 찾아온다. 사막의 밤은 극과 극을 달린다.
아름다운 것은 하늘이다. 밤하늘에 별이 그렇게 많은 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적어도 한국인이라면. 어두운 파랑의 하늘 위로 쏟아부은 듯이 별들이 나타나 제각기 강렬한 빛을 뿜어낸다. '반짝반짝'이 무슨 말인지, 은하수가 어째서 물(河)인지 눈과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다. 심지어 심심찮게 유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별을 좋아한다면 당신, 꼭 이 밤을 지새워야 한다.
그러나 추위는 만만치 않다. 낮에는 적당히 따사로웠던 사막이 무시무시한 겨울왕국으로 변한다. 사막에는 일교차를 줄여주는 물과 나무 등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달궈졌던 모래가 식고 나면 남는 것은 냉기뿐이다. 사파리 주최 측에서는 방풍텐트를 치고 담요를 깔아주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경우도 있으니 침낭을 챙기고 가능하다면 핫팩까지도 준비하는 게 좋다.
사막에서의 저녁식사는 캠프파이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미리 준비해온 나무에 불을 붙이고 그 안에 은박지에 싼 감자와 닭 등을 던져 넣는다. 충분히 익었다 싶으면 일꾼들이 꺼내서 나누어주는데 불이라곤 장작불 하나뿐이어서 재료가 제대로 익었는지 아닌지 확인할 길이 없다. 특히 닭을 먹다 보면 미심쩍다 싶은(?) 맛이 날 때가 있는데, 많이 배고프지 않다면 적당히 겉만 먹고 버리는 게 건강에 좋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밤에는 저 불이 하나의 피난처가 되어준다. 낙타사파리를 가면 모닥불 주위에서 밤새 이야기하며 노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은 사막의 낭만적인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잠들기 힘들 정도로 가혹한 추위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침은 새로운 사진을 찍을 시간이다. 떠오르는 해를 붙잡아 손 안에 두거나 입 속에 넣는 사진을 많이 찍는다. 지평선 위로 퍼져 나오는 붉은 기운을 보면 말로 설명하기 힘든 온기를 느끼게 된다.
모든 것이 끝나고 나면 다시 낙타를 타고 가다가 지프차를 타고 자이살메르 시내로 돌아가게 된다.
낙타사파리의 일정은 짧게는 1박2일부터 길게는 7박8일 등 다양하게 있으며, 세부적인 내용 역시 업체에 따라 다르다. 크게는 쿠리와 자이살메르의 낙타사파리가 다르다는 이야기도 있고 한국인들은 자이살메르를 많이 가는 편인데, 이러한 여러 옵션은 충분한 검색 후 본인의 취향에 따라 하면 될 것이다.
인도의 낙타사파리를 이렇게 정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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