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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문맹 탈피 0단계

죽었다 깨도 하기 싫었던 것

by 세로운

돈이 없는 것이 두려웠던 나는 항상 일거리를 찾는데 진심이었다.

그렇다고 돈을 좋아하느냐, 그건 또 아니다.

그저 돈이 없는 상태 →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싶은 마음으로 살았던 것 같다.


돈을 아끼려 지지리 궁상떠는 게 싫었다.




돈을 벌면 돈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래서 그것을 들여다보지 않고 한 푼 두 푼 세지 않아도 되는 것이 내겐 자유다.

큰 소비만 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돈은 모일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괜찮게 잘 사는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돈은 그렇게 두면 소리 없이 날아가버린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시간이 지날수록 돈의 가치를 떨어트린다.

ChatGPT Image 2025년 8월 13일 오후 03_54_37.png

나는 카페 라테를 좋아하는데

스타벅스 카페 라테가 2020년에는 4,600원이었다.

그런데 2025년 현재 5,200원에 팔리고 있다.


5년 전에 5,000원을 저금한 사람은 지금 그 돈을 찾으면 커피 한잔을 마실 수가 없다.

물론 은행에도 이자가 붙지만 이자율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실질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입출금 통장의 금리는 0.1%이다 (나는 예적금도 들지 않았었다)

5년 전에 5,000원을 입금해 두면 5년 동안의 이자는 25원이 된다.

역시나 커피 한잔 마실 수 없는 금액이다.


최소한의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보려면 투자는 필수이고

이 것은 큰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돈이 날아가지 못하게 하는 최소한의 수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투자는 현재 내가 가진 것을 미래에 더 큰 가치를 얻기 위해 쓰는 행위이다.

내가 가진 것 = 돈을 미래에 보낼 때 원금이 많을수록 많이 돌아온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절약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돈을 벌려면 절약하고 저축해서 시드머니를 마련해야 한다.

그 과정은 고통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제까지 피해왔던 진실과 마주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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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한 일은 가계부를 쓰는 일이었다.

살림 10년 차 주부가 가계부를 처음 쓴다니 세상이 놀랄 일이다.

가족이 식비에 얼마를 쓰고 다른 것에는 얼마를 소비하는지 전혀 감이 없었다.

초반엔 매일 지출할 때마다 엑셀을 열어 금액을 입력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총수익과 총지출만 적어보고자 했다

하지만 이것도 하다 보니 재미가 있었고 기왕이면 정확한 데이터로 알고 싶었다.


요즘은 하루 시작을 엑셀 가계부로 시작한다.

카드사와 연동되는 어플도 많겠지만 나는 이런 옛날 방식이 편하다

가계부를 쓰니 소액이지만 새는 돈을 잡아 낼 수 있다. 소비패턴도 보이고.


뭐가 됐든 자신에 맞는 방식으로 가계부는 꼭 써보자.


하지만 가계부를 쓴다고 소득이 더 생기지 않고 지출을 확 줄일 수도 없다.

그러니 정해진 몇 가지 안에서 소비를 줄여야만 한다.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순간이 오고야 마는 것이다.

죽었다 깨어나도 하기 싫었던 가계부 쓰기와 절약 저축. 이것이 요즘 나의 하루의 테마다.

(막상 해보니 아끼는 즐거움도 제법 있다)


그러면서 투자공부를 조금씩 해나가다 보면 금융문맹에서 탈피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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