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루코 Feb 05. 2022

12

1. 누군가가 내가 쓴 글을 진심을 다해 읽어 주었는데, 진심으로 느껴주었는데, 나는 그 글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돌아보며 순간 무서워졌다. 그 글에 거짓은 혹시 없었을까. 만일 내가 거기에 온전히 진심만을 담지 못했다면, 그것은 일종의 사기가 아닐까. 누군가는 생각이 많다며, 별 생각을 다 한다고 하려나. 하지만 나는 또 나인지라 몹시 불안해졌다. 혹시 누군가에게 닿고 싶은 욕심에 약간의 거짓이 보태졌다면, 약간의 과장이 있었다면, 아니, 포장이 있었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만은 그 글을 숨기고 싶어질 것만 같다. 제대로 봐주려는 사람을 아주 조금도 기만하고 싶지 않다.  

2. 그렇다면 결국에 나는 내가 떳떳할 수 있는 글만을 써야겠다고. 그 글에는 거짓은 조금도 보태지 않겠다고.

3. 힘을 빼는 연습을 한다. 매일 아침 기록하는 세 쪽의 (사실 두 쪽의) 상념들이 묵은 생각을 씻겨주는 통로가 되기를. 쥐고 있던 힘을 놓는 시간이 되기를. 하지만, 힘을 빼고 싶다는 태도가 타협과 동의어가 되지 않도록 정신은 바르게 갖고 있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번아웃 탈출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