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테이블에서의 다짐 (2020년 2월)
1.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물이 있고 나무가 있는 곳에 가서 살 거야
친구들이 놀러 오면 카레도 해주고 파스타도 해주고 김치볶음밥도 해주고 비빔밥도 해주고 우동도 해주고 김밥도 해주고 롤도 해주고 미역국도 해줄 거야
그리고 꺄르르꺄르르 웃을 거야
미국에 있는 소지까지 모여서 야구가 홈런형으로 놀러 오면 전에 먼 걸음 해주었던 것처럼 크림리조또도 해줘야겠다
다리가 아픈 사람을 위해서는 손이 저리도록 다리도 주물러줄 거야
나는 목이 아프니까 목을 주물러달라고 할 거야
그때 되면 목이 아프지 않을지도 몰라
나무를 보고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매일매일 조금씩 걸을 거야
올리브나무가 틔운 새싹 하나에 아주 많이 행복해했던 것처럼
매일 매일 애써서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아있는 자연을 바라봐줄 거야
사랑을 담아 바라볼거야 응원을 보탤거야
자라나는 그들을 향해 나도 오늘 어제보다 요만큼, 어딘가 요만큼 변했다고 말해줄 거야
딸기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데 오늘 먹은 딸기는 딸기 케이크가 아님에도 맛있었던 것처럼 그렇게 작은 취향의 변화들을 켜켜이 쌓아가면서 살 거야
더 줄 수 없을 만큼 사랑하면서 살 거야
더 받을 수 없을 만큼 사랑받으면서 살 거야
2.
앞으로 이 공간에서 아주 많은 것을 해야겠다. 많은 것을 읽고 많은 것을 쓰고 많은 것을 듣고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먹어야겠다. 좋은 것을 느끼고 깊이 사유하고 또 사랑해야겠다. 2021년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있었을 수많은 우연 같은 운명 같은 모든 사건과 상황과 인연들에게 새삼스레 또 고맙고, 고맙고, 음- 고맙다. 다가올 계절의 내가 오늘보다 더 자라고 피어있기를 진심으로 꿈꾸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