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2
공춘팔이 주유소에 알바를 하고 있었다.
가끔 푸른 눈의 외국인이 오곤 한다.
아는 영어 단어는 좀 있지만 회화는 젬병이다.
'내가 대한민국 10년 학교 영어 공부의 피해자였지.'
그날도 차 창문을 내리자 나이 든 외국인 등장.
'미쿡 사람? 유럽인? 호주인?'
춘팔은 잔뜩 긴장했다. 하지만 자신 있었다.
"하우 머치?" 3단 고음으로 외국인 눈동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외쳤다.
하지만 이미 춘팔이는 아는 영어회화의 절반을 내뱉었다.
공춘팔의 철칙!!
'난 외국인한테 주유금액 외에 다른 질문은 절대 받지 않는다!!'
그랬더니 그 푸른 눈은 주유계기판을 보고 춘팔이를 쓱 쳐다보았다.
그리곤 왼손을 펴고 팔을 위로 올리며 한 마디 했다.
그 한마디를 듣고 공춘팔은 우스우면서도 씁쓸해 했다.
"혹시 한국말로 '가득' 했냐구?"
아니, 분명히 외국어로 했는데 우습고 씁쓸했다.
푸른 눈은 팔을 머리 위로 올리더니
"이빠이 주이소!"
"...."
이건 외국인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날은 한글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날이었다.
*'가득'이란 단어의 이음동의어가 많네요.
가득=이빠이=풀(full)=만땅=꽉 밟아서=넣고 싶은 만큼... 등등
여러분은 주유소에서 어떤 단어를 주로 쓰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