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이의 추억?
빽빽이! 일명 깜지.
그 당시 학교 쌤은 왜그렇게 이걸 좋아하셨는지?
무작정 새까맣게 연습장만 채운다고 암기가 되는게 아닌데 말이다.
그시절 우린 그렇게 하면 외워지는 줄 알고 무의식적으로 뇌와 손은 하나가 되어 허연 여백을 채워가며 희열을 느꼈다.
Ctrl+C, Ctrl+V의 무한 반복! 특히 영어단어는 깜지의 결정체였다.
저 유연한 손목 스냅의 손놀림을 보라!
꽉 다문 입술을 오물거려가며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내가 볼펜인지, 볼펜이 나인지 구분할 수 없는 호접몽의 경지다.
누런 연습장에 여백없이 빽빽히 들어선 글자를 보면 왠지 뿌듯했다. 그 글자가 문자인지 암호인지 뜻은 몰랐는데도 뭔가 공부했다는 느낌은 확 들었다.
무한반복으로 드디어 요령이 생겼다.
볼펜 두개를 테이프로 묶어서 쓰기 시작한 것이다.
속도는 두배나 빨라졌으며 인간이 왜 호모사피엔스인지를 증명을 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선생님은 안경을 치켜 올리더니 필적 감정을 통해 정밀분석을 하기 시작했다. 국과수?와 맞먹는 추리였다.
'음.. 두줄이 같은 간격으로, 필적까지 하나도 흐트러짐이 없어.'
"이놈들 다시 영어단어 10장 채워 와!"
지금 생각하면 문구류 회사만 좋은 일 시켜줬다.
*아직도 이렇게 공부하는 사람 없겠죠?
그 시절 우리는 큰 일을 했습니다. 모*미 회사는 우리가 살린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