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원이 상담받을 때

by 수박씨

얼마 전 이사를 했다.

2~3주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정리가 덜됐다.

서울로 이사오니 집의 평수가 자꾸만 줄어든다.

고민할 새도 없이 버릴 수 있는 건 가차없이 버리고,

잡다구니한 물건들을 수납할 장들을 부지런히 사들였다.

싸지만 너무 싸보이지 않는 제품을, 밤낮으로 리뷰를 훑어가며 골랐다.


새로 산 수납장 중 가장 비싼 게 TV다이였는데, 벽걸이로 쓰던 TV를 걸 공간이 없어져서 구매한 놈이었다.


그런데!

TV를 다시 세운지 일주일.

첫째가 리모컨을 티비에 던져 액정이 나가고야 말았다.

리모컨 던지는걸 목격하지 않아서 참았지, 내눈으로 보는데서 그랬다면 첫째가 살아있을지 모르겠다.(아동학대는 의외로 참 흔하다..)


대수롭지 않게 자백하는 첫째아이를 보며 화도 제대로 못내고, 그냥 이참에 TV를 보지 말자고 제안했고, 바로 다음 날 TV를 해지하고자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1년 남은 위약금은 13만원가량 되고, 결합상품이라 핸드폰 요금도 5500씩 더 나온단다. 그러니 요금제를 가장 낮은것으로 바꾸는게 어떻냐고 했다. 3개월간 2200원 할인 혜택도 주겠다고 했다. 그러겠다고 했고, 도움이 됐냐는 말에 무척 도움이 됐다고 말했고, 고생하셨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잠시 후 문자가 하나 왔다.


[Web발신]
[LG U+] 고객님 친절하게 문의주셔서 저까지 기분 좋아지는 상담이었습니다~ 바쁘실텐데 귀한 시간내어 연락 주셔서 감사드리고 잠시나마 만나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상담에 끝까지 귀기울여 주셔서 너무 감사 드리며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하루지만 고객님께서는 100배의 행운이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노력하는 LG U+ ***이었습니다 LG U+ ***상담사

다 보내는 문자겠지만, 나의 한마디가 상담사의 기분이 정말 좋아졌을까 생각하니 좋은 일 한 것 같고 뿌듯했다.


이심전심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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