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무려 세 번째 자가격리의 위기에 있다. 첫째 둘째의 유치원에서 한 번, 막내 어린이집에서 한 번, 다시 유치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고객상담팀은 60여 명이 되고, 그중 워킹맘도 5~6명 정도 되는데, 아직까지 자가격리자로 휴가를 낸 직원은 한 명도 없다. 아니, 믿을 수 없게도, 나 한명이다. 첫번 째 자가격리 때는 너무 놀라, 2주 휴가를 바로 냈더랬다.
우리 집은 화장실도 하나, 구성원이 아이 셋에 할머니까지 6명이나 되니 분리가 잘 되지 않는다고 시설에 들어갈 것을 담당 공무원이 제안했다. 시설? 시설은 어떤 시설이지? 하균이랑 나랑 둘이 들어간다고? 나머지 애들은 어쩌지? 오만가지 생각이 오갔다.
주말이 지나 공무원과 다시 얘기하니 모든 것은 선택사항이며, 조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조부모님 댁으로 보내는 방법, 그것도 안된다면 한 집에 있되, 아이들을 분리시키고, 밥을 따로 먹고, 아이가 화장실을 다녀오면 소독제를 뿌려 분리시키면 된단다.
아이 둘 이상의 집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절! 대! 화장실이 하나든 둘이든! 아이가 방안에만 있지는 못할 것이며, 분리는 꿈에라도 안될 것이라는 사실!(뭐, 잘하시는 분들도 물론 있겠지만..)
하여간 이렇게 해서 자가 격리자의 보호자로서 2주간의 무급휴가가 주어졌으며, 처음에는 아이 둘을 할머니댁에 보냈으나 여의치 않아, 온 가족이 20평짜리 집에서 왁자지껄 복작복작, 집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만들기와 놀이들을 하며 보냈다. 내가 다시 육아휴직을 낸 건가 싶을 정도로 길다면 긴 시간이었고, 집에서만 지낸다는 것은 아이들도, 나도, 지쳐가는 시간이었다. (첫째는 핸드폰을 많이볼 수 있어서 좋아하긴 했다...엄마맘도 모르고...)
자가격리를 그러고도 한 번 더 해야했지만, 이 때는 여름휴가로 냈던 3일만 아이들과 보내고 바로 출근했다. 여름휴가 시즌에다가, 타부서로 이동하는 팀원까지 있어 업무 공백이 클 때였으므로, 긴 휴가를 낼 수는 없었다. 다행히 남편의 여름휴가는 일주일이어서, 남편과 어머님이 번갈아가며 아이들을 케어했고, 모든 수업은 온라인과 집콕놀이세트로 대신해야 했다. 그리고 수업은 반드시 결과물을 남겨야하므로, 사진까지 찰칵찰칵 찍어 프린트 해두었다. 선생님은 커뮤니티앱에 댓글까지 원하셨으나, 그럴 여력이 없었다. 심지어 교회도 온라인 예배가 진행되기에, 동영상 숙제가 참,,,많았다. 엄마는 코로나가 일반인보다 10000배는 싫다.....
세 번째 자가격리의 위기인 지금은 (아직 결정은 안났으나 자가격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은 개인 휴가도 없고, 팀원들의 백신휴가로 휴가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남편 역시 마찬가지다. 할머니와 하루종일 지낼 경우, 온라인 수업까지 봐주시기는 무리가 있다. 그렇게 되면 핸드폰과 티비로 장시간 방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위기다. 대.위.기.
회사를 나가는 엄마나, 전업으로 있는 엄마나, 세 번의 자가격리에 심란하긴 매한가지였다. 나는 하나 더, 팀원에게도 민폐가 된다는 것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 이번에는 어떻게 계획을 짜야 할까. 다음에도 또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면 어찌해야 하나? 재택근무를 신청해 볼까? 이래서 워킹맘들이 결국은 휴직하고 퇴직하는 것인가!
잠이 오지 않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