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까지 합치면 회사를 그만둔 지 만으로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생계형 직업으로 방문 독서지도를 하고 있고, 학교에 독서프로그램 강사도 겸임하게 되었다. 퇴사하고 새로운 동료를 만나고, 고민하고, 치열하게 고군분투하는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 몸은 불안정했지만, 안정적이라던 이전의 회사에는 전혀 미련이 남지 않았다. 잘 나왔다고 단연 생각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나를 다시 세우는 것과 같았다. 몸만 늙었지, 머릿속과 마음은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고자 읽었던 책들은 나를 키워주고 살찌워 주었다. 1년이 지나는 동안 나름의 노하우도 생기고, 꽤나 안정적인 일상이 되었다. 그러자 또 다른 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가지고 있던 자격증과 독서교사의 경력, 이전 회사의 경력을 발판 삼아 여자 중학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다. 강사 신분으로 4시간여 일하면 되었으므로, 아직까지는, 적당한 스트레스와 부담으로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퇴사한 회사의 소식을 들었다.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고. 82년생부터 10년 차 이상이 대상이라고. 30개월 월급과 학자금 1000만 원을 지급한다고. 나는 대상자였고, 1년만 버텼으면 2배의 퇴직금을 받고 나올 수 있었단 말인가.
이런,
전혀 후회되지 않았었는데.
후회가 몰려온다.
조금만 참을걸.
고객상담팀에 있던 시절,
부치는 마음에 써내려갔던 매거진.
휴직과 퇴직 이후 들어오지 못했던 브런치.
글이 고파 들어온 매거진에는
내가 퇴직을 한다면, 1년 동안은 도서관에 파묻혀 읽고 쓰고 싶었다는 글이 있었다.
꿈을 위해 달리는 사람들은
도전하고, 공부하고, 연구하고, 다시 도전하더라.
놓친 퇴직금을 뒤로하고, 퇴직 후의 시간이 내 바람대로 되었나.
생계에만 매달려 시간을 허투루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시,
읽고 싶은 책을 짬을 내어 읽어보자.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