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장님이 갑자기 면담을 하자고 하셨다.
무슨 일이지?
내가 뭘 잘못했나?
잘 적응하고 있는지 확인하시나?
아님 잡포스팅 지원한 걸 아셨나?
여러 생각이 스쳤고, 면담이 시작되었다.
요는, 매니저와 잘 지내는지, 일은 어떤지,
계속할 수 있겠는지,
다른 보직 원하는지 등의 확인이었다.
매니저가 언성을 높인 적이 몇 차례 있었다.
실수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신입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비교하는 발언이나, 다른 사람 앞에서 큰 소리로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표현 등
과도한 반응이라 여겨지는 부분들이 있어, 한 번 더 그런 식의 교육이라면, 파트장님에게 말할 참이었다.
그런데 긴 휴가 후 돌아오니
어느 정도 업무에 익숙해지기도 했고, 매니저에게는 전달사항이나 도저히 해결 불가능한 것 외에는 묻지 않으니 부딪힐 일은 없었다. 간단한 것은 동료들에게 물었다.
다른 신입들은 동기가 있어 서로 묻고 해결하고 했던 모양인데 동기가 없는 나는 요령 없게도 매니저님에게 계속 묻거나, 혹은 매니저님과 친한 다른 직원들에게 묻고 있었고, 그들에게는 당연한 일들이 나에게는 당연하지 않아 서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내가 동료들에게 도움을 얻은 후부터는,
매니저가 이전처럼 언성을 높이는 경우는 없었다.
그래서 그 기억이 잊혀 갈 무렵이었는데 파트장님이 매니저의 휴가를 틈타 면담을 요청하신 거다.
그냥, 지금은 적응하고 있고 괜찮다고 마무리되면서,
파트장님은 개인사 등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우연하게도 잡포스팅 합격자의 이야기까지 나왔다.
상담팀 신입이었고, 대학 졸업하자마자 입사한 어린 친구였으며, 학력도 인품도 훌륭했다.
내가 인사팀장이고, 부서장이었어도 그 친구를 택할 것이었다.
이렇게 인정을 하고 보니, 더 힘이 빠졌다.
내가 갈 곳은 어디인가.
이 곳에서도 저곳에서도 갈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보다 나은 신입이 합격했노라고.
남편의 회신:
그런 거 생각 말고 주어진 일에 열심히 하다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 송은실 사모를 귀하게 인도하실 겁니다^^
위로에도 착잡했다.
착잡했지만 위로는 되었다.
앞 뒤로 말을 바꿔보니, 긍정이 뒤로 오는 게 더 나았다.
고객센터 추천한다고 그렇게 글을 쓴 지가 엊그젠데,
알고 보니 만족하지 않았었나 보다.
다른 곳으로 갈 궁리만 하고 있고,
다른 곳으로 못 가서 이리 속상한걸 보니.
내 나이는 마흔이 가까웠고,
아이는 셋이나 되고,
나에겐 지금 이 자리가 딱인데,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욕심인가?
그런 저런 생각들로
안녕하지 못한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