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코칭
띠링. 메신저가 깜빡인다. 코칭 선임의 메신저다. 얼마간의 간격으로 팀원을 선정하여 실시간 감청을 하고, 보완점을 알려주는 교육 방식이다. 오늘은 나인가 보다.
한 신문사에서 주간 베스트셀러 집계 기준일과 신문에 게재해도 되는지를 문의했다. 보통 베스트셀러 도서의 판매부수를 묻는 경우가 많아, 머릿속으로 공개되지 않는다는 예상답안을 마련해뒀는데, 주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를 묻자, 당황한 나머지 확인하고 안내드리려고 했다. 그런데 더불어 신문에 게재도 한다니, 옳다구나 담당자가 해결하면 되겠다 싶어 베스트셀러 담당자를 안내했다. 안내하면서도 아 이건 광고 담당자에게 문의해야 할 내용인데, 싶었지만 같은 부서이기에 전화 토스가 가능할 것 같아 그냥 마무리했다.
이걸 감청한 선임은 베스트셀러 경로를 모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바로 보였다.
-아! 알고 있는데 당황해서 안내를 못했습니다.
주절주절 변명을 해댔다.
-안타깝게도 담당자도 잘못 안내했습니다.
나도 아는데... 내가 실수해서 고쳐주는 건데도, 몸이 베베 꼬이도록 싫었다.
그리고 더해진 코칭.
-대기 멘트를 자꾸 안 하십니다.
어렴풋이 어떤 걸 얘기하는 건지는 알았지만 확인차 물었다.
-어떤..?
-어떤 이라뇨? 책임님께서 생각하시는 대기 멘트는 뭔가요?
-인사말을 말씀하시는 건지, 잠시 만요를 말씀하시는 건지 헷갈려서 여쭤봤습니다. 당연한 질문인데 제가 못 알아들은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인사말을 얘기했다면, 제가 인사말이라고 얘기했을 겁니다. 제가 하는 일이 코칭인지라 제 메신저가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신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전 상처 받지 않아요.
상처 받은 말로 들렸다.
콜이 꼭 완벽해야 하나?
대기 멘트 잊지 않고 다하면 그게 좋은 콜인가?
전체적인 만족도를 높이고 자연스러운 상담은 안되나?
매번 대기 멘트를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쉼이 있을 때마다 대기 멘트 하기도 영 뻘쭘한 일인데, 앞으로도 매번 빼먹지 않고 멘트를 하는 건 어려울 거 같은데..
말을 안 듣는 말단 직원..
이래서 구입은 재취업이 어려운가 보다.
고분고분이 안된다..
나를 보는 외부의 평가는 어떨까
자신이 없었다.
일을 대단하게 잘하지도 않았고, 엄청난 스펙이 있지도 않았고, 성격이 너무 좋아 대인관계가 넓은 것도 아니었다. 덤벙대는 실수도 많고, 꼼꼼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도 콜은 꽤 친절하고 빠르게 응대하고 있다고 자평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나는 콜이 4개월 후에나 풀렸는데, 이번 신입은 한 달 만에 풀린 걸 보니, 난 되게 못한 축이었나.. 자괴감도 들었다.
아침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성실도 없었고, 정시출근 단축 퇴근하는, 내 것 다 챙기며 회사 다니는 그런 평범한 회사원인 나.. 이대로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