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쯤 산 에어컨이 말썽이다. 처음에는 호스가 닳아 끊어졌고, 다음에는 에어컨을 틀었는데 따뜻한 바람이 나왔다. AS 신청은 해두었으나 오래 걸리기도 하고, 2년이 넘어 돈도 꽤나 나온다 하여, 지인을 섭외해 가스를 넣으려고 했다. 지인분이 확인하고는 가스가 어디선가 새고 있다고 했고, 본인은 해결할 수 없고 업체 직원을 불러야 할 것 같다고 알려주었다.
순간 화가 났다. 샀을 당시에도 호스 연결이 잘 안 되어 1~2주 후 설치기사를 다시 불렀던 생각이 났고, 나보다 더 오래전에 구입한 어느 집에서도 호스가 닳았다거나, 가스가 샌다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급히 고객센터로 전화를 했다. 구입을 언제 했는지 어디서 구매했는지 기억이 안 났다. 2~3년 전이라 카드사 조회도 안되고 명세서를 받아 내역을 확인해도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설명서에 설치기사 연락처를 적었던 것 같은데 설명서도 온데간데 보이질 않았다. 1차적으론 관리 소홀의 내 문제지만, 2차적으론 본사에서 확인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본사에서는 내 전화번호로는 조회가 안되며, 개인 구매처에서 산 경우에는 어디서 샀는지, 언제 구매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는 쏘아붙였다.
고객이 구매정 보을 잊더라도 본사에서는 확인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제가 산 건 위 xx가 아닌가요? 그렇게 하시려면 판매하시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상담원은 같은 말만 반복했고, 나는 일단 알겠노라고 전화를 끊었다. 나도 알고 있잖은가 상담원도 최소한의 정보는 알아야 한다는 걸.. 그러고 보니 내가 따져 물은 말도 많이 듣던 말이다. 구매정보를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은 체 다짜고짜 꾼 돈 달라는 듯 알려달라는 고객들. 이율배반적인 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당황스럽고 실소가 나왔다.
어딘가에서는 나도 고객이다. 상담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 보채는 아이처럼 굴수록 귀찮아서라도 빨리 해결해 준다는 것이다. 나는 그 부분을 악용하려 했으나, 최소한의 정보는 줘야 따지든 보채든 할 수 있기에 아직 에어컨 AS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
아마 화내는 고객들은 나와 비슷한 마음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