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긍정

by 수박씨

나름 꽤 긍정적이라고 생각했었다, 나에 대해. 하지만 거짓 긍정이란 것도 알고 있었다. 좋을 때의 긍정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진짜 긍정은 열악하고 힘든 상황에서 나오는 법이니까. 상황이 꼬일 때 나는 쉽게 무너지니까.


가짜 긍정, 가짜 밝음이기에 나는 '진짜'를 알아본다. 우러나오는 긍정 마인드. 어렵고 힘든 상황보다 좋았던 부분에 포인트를 두는 것. 예를들면 이런거다.


1.

"정시 출퇴근이 가능해서 좋은데, 진상 고객이 점점 힘드네요~"


2.

"가끔 힘들게 하는 고객들이 있지만, 고객들과의 수다가 그래도 즐거움을 줄 때도 많은 것 같아요."


1번이 나고, 2번은 긍정녀의 대답이다. 똑같은 마음이고 이야기인데, 부정이 앞에 오느냐 뒤에 오느냐의 차이는 완전히 달랐다. 1번의 생각으로 일하다보면 불평이 늘고, 고객상담의 질도 현저히 떨어진다. 1번으로 말한 나라고 해서 고객에게 엄청나게 불친절하다거나, 마냥 힘들기만 한 건 아니다. 나도 고객과의 약간의 대화로 웃기도 하고 좋은 경험도 많으나, 거기에 방점을 두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다른 상담원의 영향도 받는다. 다들 불평하고 있는데 '나는 괜찮아요'하기도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아, 힘들고 어려운 내용을 주로 말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일이 정말 재미없고 욕만 먹는 일이되고 만다.


일은 그래 신입이니까, 복귀한지 얼마 안됐으니까, 라고 치자. 다른 이야기를 할 때도 긍정녀의 마인드는 달랐다. 등하원을 엄마 혼자 담당하고 있고, 둘째 육아휴직 중 셋째를 임신하여 복직을 미루었다가, 셋째는 유산되고 다시 복직 준비를 하는 여러 과정들 속에 난관들이 있었다는 말에,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게다고 위로했더니, 돌아온 말이다.


너무 일이 꼬이니까 나중에는 어떻게 풀려갈 지 궁금하고 재밌더라구요~그래도 지금은 다 해결되고 출근하고 있다는 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진짜가 나타났다. 이게 진짜 긍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with you]김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