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가장 빛나던 시절은 언제인가요?
정기적으로 보는 만화책이 있다. 그건 바로 <슬램덩크>.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던 아니던 한 번 빠지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마성의 책.
특히 농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나는, 연 1회는 꼭 정주행한다. 여러 번 읽었으니 지겨울 법도 하지만, 볼 때마다 소름 돋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만큼 <슬램덩크>의 매력은 연해 지지 않는다.
나는 <슬램덩크>를 보고 농구를 시작했다. 거의 퐁듀에 빠진 빵 조각처럼 푹 빠져 살았다. 노마크 외곽슛 찬스인 친구에게 "안경 선배!" 하며 패스를 주는 것은 기본이고(능남전 참고), 페이크 레이업 후 상대방에게 삿대질(상양전 참고)도 했으며, 링으로 공을 던질 때면 '불꽃남자 정대만"을 외쳤다. 참 철없던 그때였지만, 그만큼 농구에 빠져있었다. 당시의 나는 주말은 무조건 농구를 하는 날이었고, 방학은 모든 날이 농구를 하는 날일 정도였다.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었고, 영상을 보며 습득하는 게 다였지만, 사람들과 경기를 많이 뛰었다. 주변 친구들을 비롯해, 농구부, 군인, 대학생 등등 그런 경기 경험들을 통해 실력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그런 경기들은 대부분 졌다. 아무래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으니,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농구에 대한 내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대학에 진학하고 내가 제일 처음 한 일은, 학교를 둘러보는 것도 아니고 친구를 만난 것도 아닌, 1 on 1(농구 1 vs 1 경기) 상대를 찾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때 만난 상대는 나보다 키가 컸다. 뭐 그날의 경기를 요약하자면, 졌지만 잘 싸웠다. 기술은 좋았으나 개인의 골 결정력의 문제라,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이후 동아리를 가입하면서, 선후배들과 자주 농구를 했다. 학업보단 농구를 우선시하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농구를 하지 않는다. 10년은 넘은 거 같다. 사회에 나와 먹고사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농구는 어느새 새까맣게 잊어버렸다. 조금이라도 해볼까 하고 공은 샀지만, 쉽사리 던질만한 곳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하는 농구만큼 재미없는 게 없다.
그래서 나는 이따금 <슬램덩크>를 읽곤 한다. 그리고 그렇게 좋을 수 없다.
농구를 사랑하고 마음껏 플레이하던, 그때의 영광의 시대가 자꾸 떠올라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