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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슈 Apr 01. 2022

만약 내가 20대로 돌아간다면.

재미있는 상상




만약에 과거로 내가 돌아간다면, 나는 20대로 돌아가는 상상을 종종 하곤 했었다. 내가 살아온 20대에서 조금 더 적극적이지 못했던 게 아쉬움이 남는다. 지나고 보니 20대는 정말 찬란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모든 사람들의 리즈 시절이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좀 더 적극적으로 여행하고 놀아보고 싶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했고 회사생활을 하며 휴가를 끌어 모아 여행을 가는 게 전부였다. 돈은 벌었고, 열심히 모으고 열심히 썼다. 그렇지만 지나고 보니 아쉬움이 남는다. 늘 더 길게 더 오래 여행할 수 없는 현실이 아쉬웠다.


전 세계 여러 나라를 두루 여행하며 멋진 곳, 맛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글을 쓰고 방송을 하는 여행가의 삶을 꿈꿔본다. 여행을 통해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두루 사귀며 글로벌 인맥을 쌓고,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면서 나의 장래 꿈의 방향도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조금은 하드코어적인 여행도 해보고 싶다. 숙소를 선택할 때 다국적 여행객들이 묵는 게스트하우스나 민박에서 묵으며 친구가 되는 시간. 이 모든 것들이 젊을 때에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20대에 친구와 떠난 여행지에서도 숙소 선택에서부터 투어나 젊은이의 거리에서 즐기며 놀 계획을 세울 때에도 늘 적극적으로 옴팡지게 놀아보려는 나를 막아준 것은 일행인 친구였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만, 나는 좀 더 걸출하게 놀아봤으면 했다.


 “아가씨 같이 놀아요, 맥주 한잔 할까”라는 이런 집적거림은 20대, 그때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어울림을 거절하고 조신하게 숙소로 돌아온 아쉬운 시간들이 있었다. 물론 그들의 집적거림에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는 상상에 맡기겠지만.


결혼 후 아이와 남편과 다시 찾은 그 여행지. 그때 그 젊은이들의 거리에 들어서도 이제 누구 하나 같이 놀자고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다. 아, 현타가 왔다. 그래 그때 놀았어야 했어!


20대 초반부터 ‘쿠바’라는 나라에 꽂혔었다. 자유롭게 길거리에서 춤을 추고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자유로움. 나는 그런 것들을 갈망하던 사람이었다. 나는 길거리에서 음악에 몸을 맡기고 자유롭게 그들의 문화를 즐길 수 있다.


그런데 나이를 먹은 지금,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더럽고 불편한 나라를 견뎌내기 위해 남편과 아이의 안위를 위해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내가 20대에는 ‘여행 인플루언서’라는 직업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여행하며 돈도 벌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하다 보면 여행 가이드라는 직업에만 머물렀다. 허나 나는 여행을 하고 싶은 거지, 여행하는 사람들을 가이드하고 싶은 것은 아니더라.


이제 아이와 남편이 있으니 여행을 가도 가족여행으로 즐기게 된다.

나는 여전히 적극적으로 놀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이제 나이를 먹어서 많은 변화가 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리고 이제는 열심히 놀 체력도 안되지 싶다.


이제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환경의 변화와 함께 깔끔하게 단념한 나의 바램.


만약이니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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