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by 여비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의 마음에 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리라.

아침에 일어나면 짜증이 아닌 감사로 하루를 시작할 텐데

세상 걱정 일랑 뒤에 두고 지금에 즐거워할 텐데

누구의 조언이 아닌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 정진했을 텐데

공부가 아닌 일에 몰입하고 서정의

꽃밭을 거닐었을 텐데

아버지의 따스한 사랑을 그것만이 최선이었음을 그리고 믿음을 가지고 거친 손을 잡아 드렸을 텐데

어린아이의 순수를 찬양하고 아니라는 얘기를 해야 할 때는 용기를 가지고 결단을 보여야 했을 텐데

목련꽃이 소복하게 내려앉을 날, 두 팔을 벌려 몇 안 되는 가족사진을 찍었을 텐데

할머니, 여동생 그리고 술 때 앉은 아버지를 싸 않고 깔 갈대며 웃는 내가 어서 빨리 자라서 외상술을 받아 드시지 않게 했을 텐데

땀으로 젖은 모시적삼 자락에 먼지를 던지며 나는 소리 내어 울었다.

나는 아직도 털어내도 털어내도 허물이 많은 등신이라서 미안하다고!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숨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