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딸애는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인터넷 쇼핑몰이라고 한다. 교육생이 되어 열심히 공부하고 배운 대로 게시하려 노트에 연습도 했다. 자기가 했었던 교육 쪽 일이 아니라 나름 걱정도 많이 되었다고 하고 마음속엔 갈등도 앉아 있었다고 한다.
나는 요즘시대를 두 다리 냉큼 건널 수 있는 보폭의 힘과 실력과 눈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냥 세상이 내 눈에 보이는 대로 달렸을 뿐이다. 대가족의 구성원으로 나의 자리를 성실히 지켜내려 부단히 노력했을 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고생스러웠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자식 입에 밥 들어가고 어였한 학사모를 쓰고 꽃다발을 안겨주고 환한 미소를 보았다. 어깨를 감싸 안고 포옹을 했으며 딸애의 벅찬 심장소리를 느꼈다.
딸애를 생각하며 기도를 했다. 아버지가 요즘 2주전부터 설사를 하고 배가 아픈 일에 무심히 넘기지 않는 세심하고 마음 착한 딸입니다. 나는 병원 가라고 볼멘소리 하고 가정상비약을 건네는 정도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나와 달리 딸애는 한의원에서 약을 처방하고 하루에 3번 먹어야 한다고까지 알려주었고요. 그런 딸애가 하는 일이 순탄하게 될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빌었습니다. 내 기도 덕분인지 좋은 결과가 한 번에 나왔어요...
나는 생각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없다고, 성실하게 꾀부리지 않으면 된다고
뿌연 하늘만 있지 않고 내일은 맑은 날에 흰 스니커즈를 신고 걷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