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비 Mar 01. 2024

노인복지관 학생되었습니다.

 글쓰기 공부하러 ㅇㅇ신문사 교육센터에 학생이 되어 젊은 학생들 틈에 끼인 적이 있었다. 글을 발표할 때,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물어보려 할 때, 종강했다고 뒤풀이한다고 했을 때, 기억 속에 쭈볏대었던 내 모습이 지금도 힘없어 보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던데 그것이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하지만 300일 동안 글쓰기는 한 번도 빠짐없이 했었다.

 지인의 정보를 듣고 복지관을 방문했다. 사회복지사님의 자세한 상담을 듣고 노인사회화교육 프로그램 안내장을 보았다. 배우고 싶은 과목이 많았다.

 평생교육, 건강증진, 취미여가... 특히 합창반에 눈길이 갔다. 음악시간이 좋았던 학창 시절이었지만 입시준비로 교과목에서도 빠졌던 고등학교실정이 아쉬웠는데 음~ 음

 교회 성가대에서 봉사하느라 미지한 실력인데 괜찮겠냐고 물었다.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고 한다.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학생이 되어보라고 하시며 웃으며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마 하고 복지관 현관문을 나왔다.


 첫 수업을 다녀왔습니다. 맨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어색하고 엄숙하기도 한 이 묵직함에 마음도 무겁습니다. 한 참을 악보만 보다가 앞에 앉으신 선배님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질문도 당당하게, 해 보고 싶은 노래였다고 첫, 소절도 적극적으로, 수업시간 울려대는 핸드폰소리,

이전에 글쓰기공부할 때는 느껴보지 못한 분위기입니다. 마치 불뚝한 복부의 살찐 내 모습을 가리기 위해 꽉 끼는 기능성 속옷을 입었을 때, 시집살이할 때 저녁밥 3 공기 밖에 없는데 남편은 눈치 없이 한 공기추가해 덥석 먹었을 때, 특히 종강했다고 삼겹살파티한다고 했을 때 불참합니다, 그리고 거기다가 죄송합니다까지 댓글 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300일 글쓰기 종강 날, 분위기 어색할까 봐 그날 불참)

 선생님 잘 부탁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딸에게 희망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