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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군이 Feb 09. 2024

드디어 출발

더운 나라가 싫다니...

코로나  이후 몇 년만의  여행인 건가...

덕분에 바보가 된 것 같았다.


예전의 나라면 완벽하게  계획표를 만든 후에 출발했겠지만 박씨들과 살고 있는 현재의 나는 계획표 따위 만들어 바짜 아무 소용이 없단 걸 알기에 넋을 놓고 있었다.


그래도 너무 간만의 여행이니 환전, 교통, 식사 등은 조금 알아보기로 하고  문명의 도움을 받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혼란스러웠다.


'발리밸리?? 그건 또 뭐야... 필터니 뭐니 이것저것 다 챙겨가야 하나??'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고민에 빠졌다. 그러고 내린 결론...


'그냥 가자'! ^^;;;

아이가 성장기가 되면서 야밤에도 먹을 것을 달라고 하니 즉석식품  몇 개만 챙기고 일단 그냥 가보기로 한다. 영어가 너무 부족한 나이기에 사실 사전에 미리 다 준비를 해야 하지만 부딪쳐보기로 한다.


그런데 집에서 출발하는 것부터가 어려웠다.


'새벽에 택시를 어떻게 잡아 타는 거지??'


여행 마치고 돌아왔을 때 집이라도 깨끗해야 여행의 아쉬움이 덜 할 것 같아 밤새 미친 듯이 청소를 하고 새벽에 일어나 출발하려고 하는데 택시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생각이 안 나 당황 중이었다. 남편은 더 몰랐고 아이는 비몽사몽이었다.


서울 옆에 붙어있지만 시골에 살다 보니 교통비가 비쌌고 택시는 내게 사치였다. 그리고 잘 잡히지도 않았기에 부득이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면 걸어가서 버스를 잡아탔다. 그러다 보니 택시를 어떻게 찾아 타야 하는 건지 순간 어려웠다. 동네 다니는 택시도 안 보이고 ㅠㅠ


물론 우리가 인천공항까지 택시를 잡아타고 가진 않을 테고 공항철도가 다니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까지만 택시를 탈거였다.


어플로 택시 부르는 것이 생각이 났다. 슬쩍 돌려보니 잡혔다!

'그래! 한국에서 한국사람이 이런 것도 못하겠어~?'속으로 신났다.


폰이 울린다. 전화를 받아보니 택시기사님이 바로 건너편이라고 금방 오신다고 하신다.

엇! 이렇게 빠른 시스템인가??


헐레벌떡 짐을 끌고 나간다.

이 집에 이사와 처음으로 장기간 집을 비우는 것인데 셋이 헐레벌떡 나오느냐고 잘 잠겼는지도 모른 채 이미 집 앞까지 와 있는 택시를 탔다.


기사님께서 우리 아파트에 사셨고 지금은 건너편 아파트에 살아서 이 동네를 잘 안다는 둥, 어디 가냐는 둥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마지막에 주섬주섬 건빵 두 개를 챙겨주셨다. 배고플 테니 들어가서 커피랑 마시라고 ^^


아까 집에서 나와 택시  탈 땐 정신없어서 몰랐는데 추웠다... 겨울옷이 짐이 될까 봐 최대한 여름옷을 겹쳐 입었는데 우리가 도착해서 공항철도를 타는 곳은 외부였다. ㅠㅠ 셋이 덜덜 떨다가 이른 아침시간임에도 가득 찬 공항철도를 타고 드디어 공항에 도착!



"이제 어디로 가?"


"나도 모르지!"


"아니 얘가 왜 이렇게 어리바리해졌어."


"나도 몇 년 만에 오는 거라 모르겠어...ㅜㅜ'


체크인하는 곳조차 어떻게 찾아갔는지 가물가물... 이럴 줄 알고 3시간 전에 온 건데 나중에 체크인카운터 가보니 열리지 않아 더 오래 기다린 듯...^^;;;


아무튼! 짐을 보내고 스마트한 인생을 살아보겠다고 스마트패스를 이용하고 들어갔지만 입국심사는 아이가 있어 나랑 아이는 좀 시간이 걸렸고 남편은 신문물을 신기해하며 혼자 만끽 중이었다.


우리도 면세품을 찾으러 가보았다.

이것저것 사고 싶은 건 많지만 자금의 압박이... 남편 생일은 지났지만 향수 선물해 주기로 했으니 그거 찾고 스노클링 마스크 찾고 우리의 장을 지키기 위해 유산균까지 잘 찾고 바로 앞에 있던 라운지도 가보자!! 코로나 터지기 전에 라운지 가보겠다고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카드를 만들었지만 한 번도 사용 못해본 ㅜㅜ 이번에 이용!! 아이는 추가요금!!


어차피 배고프다고 밥 먹으면 한 사람당 만원, 남편 커피 마시면 또 추가 오천 원이니 아이 추가요금 할인받아 내고 들어갔는데 입 짧은 박 씨들은 내 기대만큼 먹어주지 못했다. ㅠㅠ


드디어 출발~!


유료로 좌석을 사진 못했고 사전체크인 할 때 다들 잽싼 건지 앞자리들은 이미 다 동나서 뒷자리로 잡을 수밖에 없었는데 엇!! 뒷자리들이 텅텅 빈다~

2-4-2 자리인데 아이랑 나는 창문 쪽에 앉고 남편은 중간에 앉았는데 옆자리가 모두 비어 다행이었다. 덩치는 큰데 비행공포증이 있는 건지 신혼여행 때 고생하고 그 이후로도 비행기 탈 때마다 신경 쓰였는데 좀 여유롭게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뭐 물론 남편은 기내식도 거의 안 먹고 여행의 시작을 즐기지 못했지만 다행히 아이랑 나는 잘 먹고 잘 즐겼다.


그렇게 7시간가량 날아 드디어 발리 공항 도착!!

사람들 가는 대로 따라가서 비자 발급받고! 입국심사하고 짐 찾고 여행카드로 돈도 뽑고 물론 여기선 엄청 버벅댔지만 로밍해 가서 다행이었다. 바로 검색해서 알아보고 돈 뽑기!!  로밍도 비싸서 안 할라 했는데 내가 애정하는 skt에서 반값행사해서 24기가 알차게 구입!! 유심 사는가 격이나 비슷했음


그리고 인도네시아는 처음이라 도착하자마자 헤맬 것 같기도 하고 첫 숙소에서 20시까지 안 오면 직원에게 10만 루피아를 더 줘야 한다길래 그 돈이 그 돈 같아서 숙소에서 하는 공항픽업 신청해 뒀는데 기사님이 꽤 먼 곳에 계셔서 찾아가느냐고 삐질삐질...


기사님을 만났는데 차 갖고 오신다고 가셔서 기다리는데 아이가 입을 뗀다..


"난 더운 거 싫다고 했잖아!"


그래 네가 왜 이렇게 조용한가 했다...

거의 한 달을 덥고... 그리고 우기라 습도와도 싸워야 할 텐데 내 여행의 앞날이 보였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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