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엄마는 결정장애가 있어.
“엄마, 오늘 학원 안 가면 안 돼? “
오후 2시 30분경 문자가 왔다. 학교를 간 녀석이 오늘은 학부모총회라 일찍 끝나서 초등학교친구들을 만나러 다른 중학교를 간다고 한다. 오늘은 목요일.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영어수업이 있는 날이다. 순간 엄청 고민을 했다. 주로 집에서 게임을 하는 아이가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데 하루쯤 학원을 빼고 가도 되지 않을까? 싶다가도 본인이 계속 다니겠다고 해서 보내고 있는 것인데 이런저런 일로 빠진다면 한 번이 두 번이 될 수도 있고 선생님께도 죄송하고...
그리고 사실... 나는 일을 하는 엄마라는 이유로 학부모총회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어찌 보면 내가 하는 일은 시간 조율을 해서 총회를 갈 수도 있지만 나는 나에게 맡겨진 다른 아이들의 귀한 시간을 함부로 바꾸고 싶지 않아 미안하게도 내 아이에게 허락된 시간들은 대부분 사용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집 근처 초등학교를 다닌 것도 아니고 중학교는 증축을 했음에도 아이들이 많아 포화상태라고 하니 학교 건물이라도 보러 가고 싶었지만 그냥 일을 하기로 결정했기에 하루 종일 마음이 찜찜했다.
그런데 아이가 친구 만나러 가고 싶다고 연락을 해오니 마음이 괜히 짠하고 어찌해야 하나 고민 백만 번...
하지만,
"안돼. 너도 계획에 없던 변경 싫어하듯이 이건 미리 조율이 되지 않았던 부분이야. 오늘은 학원 가야 해."
'아.. 너무 매정했나.. 애가 상처받았으려나... 애가 성질내려나...' 계속 조마조마했는데 시간 맞춰와서 본인 해야 할 일을 마무리했다. 물론 엄마 때문에 친구들을 못 만났다고 투덜대었기에 어미는 계속 아이 눈치를 보았지만...
내 삶의 결정조차도 매번 힘든데 아이에게 바른 길을 인도하는 건 더더군다나 너무 어렵다. 예전엔 비가 막 쏟아지면 기분도 처지고 차량 타고 학원 오가는 것도 힘들기에 쉬라고 했고, 눈이 펑펑 내릴 때는 신나게 놀라고 쉬라고 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아프면 당연히 쉬게 했고, 가족행사가 있으면 쉬었고... 물론 그 외 다른 이유는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 엄마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건 알면서도 물어봤을 것 같아 미안했다. 나도 어릴 때 그랬으니까...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데 세상은 쉽지 않고 어느 정도 기준은 있어야 하니 어미노릇도 쉽지 않다.
"엄마도!! 물어보면 대답해 주기 쉽지 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