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인생은 모르는 법!
어느 겨울...
크리스마스이브를 앞두고 그동안 알고 지내던 30대 중후반의 두 선생님들을 만났다.
굳이 나이를 말하는 건...
난 20대 후반이었고 나이로 인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어머!! 안돼!! 연예를 쉬면 나처럼 되는 거야!!"
"그럼요!! 20대 금방 가고 30대도 눈 깜짝 사이에 지나가잖아요. 연애를 안 하더라도 이 사람, 저 사람 계속 만나봐야죠!!"
'아... 이제 드디어 연애를 쉬고 나의 시간을 가져보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소리람..'
그렇게 갑자기...
A선생님이 소개해주신 4살 연상남과 B선생님이 소개해주신 8살 연상, 거기에 엄마가 소개해준 4살 연상남까지... 연말, 일주일사이 3건이 잡혔다.
하아... 난 연애를 잠시 쉬고 있는 것뿐이지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뭐 물론 항상 내 연애는 비밀상태였다.
거절할 수 없는 약속이 3개...
하아... 그래!! 일단 뭐 만나볼 수는 있는 거니까!!! 그렇다면 나이 많은 사람은 뒤로 빼버리고 궁합도 안 본다는 4살 차이 두 명 고고~~
<첫 번째 소개팅남은 A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신 4살 연상남>
종로 쪽에서 만나 파스타집 간 것까진 괜찮았는데...
그분이 땀이 뻘뻘 흘리신다. 겨울이고... 전혀 덥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니
"아... 제가 이렇게 여자분들이 많은 곳은 처음이라서요..."
"아... 네 네..."^^;;
속으로는 '응?? 뭔 말??이지??'
"제가 아직까지... 여자분을 사귀어보지 못해 이런 곳을 다니지 못하다 보니 이렇게 여자분들이 많은 음식점은 처음이에요..."
"네??"---> '뭐라곳!! 30살이 넘었는데 아직 모태솔로!!'
모태솔로를 뭐라 하는 건 아니지만... 계속 땀을 주르륵 흘리며 어쩔 줄 몰라하는... 그분과 함께 하는 그 짧은 식사시간은 참으로 힘들었다. 파스타를 10분도 안되어 다 먹고 계속 안절부절...
그래서 바로 굿바이~
<두 번째 소개팅남은 엄마가 소개해준 역시나 4살 연상남>
홍대에서 보기로 해서 갔더니 콜록거리신다...
만나자마자,
"제가 감기가 걸려서 얼큰한 걸 먹어야 할 것 같은데 일본라멘 먹을래요?"
"네..." --> 난 라멘 먹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 아시는 분 소개로 나오신 거니 더 조심조심
라멘을 후다다닥 먹고 냅다 튀고 싶은데 차를 마셔야 한다고 한다... 으흐흐흐흑...
'굳이... 감기 걸려 몸 안 좋으신 거 아니었어요?'ㅜㅜ
그때 당시 나는 커피를 안 마실 때고 라멘 먹으니 시원한 게 당겨서 아이스 초코를 시켰더니
"우와~ 저도 카페 오면 항상 아이스 초코만 시키는데 저랑 인연인가 봐요.!!"
"아... 네... 하하핫." ---> '감기라면서... 따뜻한 거 마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ㅜㅜ
음료가 나왔길래 가지러 가려하니 본인이 가지고 오겠다며 굳이 날 밀치고 가더니 결국 컵을 바닥에 와장창창... 오~ 마이 갓~!! 우리 그만 굿바이 해요.ㅜㅜ (깨끗이 치우고 굿바이 했다.)
<마지막 세 번째 8살 연상남>
아... 정말 이 사람까지 오고 싶지 않았다...
저번에 선생님들이랑 만났을 때 B선생님께서 자기 친구가 차 끌고 왔다며 굳이 날 데려다주겠다고 끌고 가서 뒷좌석에 앉게 되었는데 담배 냄새가 났고... 인사를 했는데 백미러로 성의 없게 인사를 하신다. 그런데 하필 그 남자를 소개해주신 거다. 그래서
너! 무! 싫! 었! 다!
소개해주신 B선생님께서는 나와 5년 정도 같이 생활하면서 그 누구도 한 번을 소개해주시지 않으셨는데 이 번엔 웬일인지 소개를 시켜주신 거라 거절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약속을 아예 뒤로 미뤄두고 만날 생각이 없던 건데 앞에 두 소개팅남들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결국ㅜㅜ
오랜 시간 만날 생각도 없어서 월요일 저녁으로 약속을 잡았다. 으흐흐
내 회사 근처로 왔고 바로 차를 타고 알아두신 음식점을 간다고 했는데...
'아... 뭐냐?? 매장이 영업하는지는 알아봤어야지...ㅠㅠ'
그렇다... 저 멀리 보이는 2층 음식점을 가려고 알아봤다 하더니 차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곳은 암흙이었다.
재빨리 생각해 보니 도심으로 조금만 나가면 같은 체인점이 있길래 그쪽을 말하니 바로 차를 돌렸고 가는 내내 얼굴 볼 생각도 안 했고 말도 거의 안 했다. 음식점 도착하자마자 나는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갔다 오면서 그제야 테이블에 앉아있는 그를 보았다.
'어... 뭐지?? 나... 저 사람이 마음에 들 것 같아...'
<아이가 그린 아빠의 모습... 그림 진짜 리얼하게 잘 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