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대비로 따져 차 구입을 해야 한다면 우린 걸어 다녀야 하나.
2년 여만에...
드디어 대기 걸어두었던 차가 나온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원했던 색은 아니고 추가 계약해 둔 무난한 색은 나올 수 있다길래 고심 끝에 받기로 했다.
무난한 색이 제일 좋다며 계속 찜찜해하는 아이를 설득했으나 선수금이라도 좀 모아두자했던 나의 계획은 실천이 어려워 예상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차를 바꾸고 이제 바꾸는 거니 아이는 나름 첫 차라고 생각하는지 차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큰 것 같았다. 워낙 어릴 때부터 차를 좋아하기도 했고...)
그래서!!!
요즘 자동차캐피털 이율은 너무 높지만 집이라도 있으니 담보대출을 이용하면 금리가 그나마 조금 낮으니 집을 이용하여 대출을 받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차를 사보자!! 라며 바로 은행으로 출동!!
남편이 사전에 전화로 대출가능성을 물어보았고 서류도 준비했다. 비록 이미 집을 살 때 대출을 받은 것이 있지만 가능하다 했으니 신나게 달려갔다.
그런데...
우린 안된단다.
경제에 관련하여 무지했던 우리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대출이자 한번 밀리지 않았으며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지 않고 진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린 안된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나도 참혹한 현실… 다가오는 미래는 더 알 수 없기에… 나는 포기를 선언했고 토요일도 새벽부터 일하고 와서 피곤에 찌든 남편은 구석에 찌그러져있던 나에게
“나가자!”
“어디 가게?”
“너 좋아하는 H백화점 가자.”
“뭐 하러? 나 돈 없어. “
“언제는 네가 돈 있어서 갔냐. 그냥 가보자. “
그렇다. 난 돈이 있어서 백화점을 가지 않았다. 작년 말에 우연히 트렌드코리아 2023이라는 강연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체리슈머’라는 명칭을 듣게 되었다.
‘아! 난 나름 쿠폰도 써먹어보려고 노력하고 허투루 돈을 쓰지 않으니 체리슈머인가 봐~’라며 은둔형 외톨이라 항상 집을 지키지만 그나마 가끔 백화점에서 보내주는 쿠폰과 행사를 살펴보고 내게 필요한 것들 중에 제일 세일 많이 하는 날에 출동했다.
그런데 매번 같이 가자고 해도 안 가던 남편이 오늘은 먼저 가자고 한 것이다.
하지만…
좌절을 느낀 며칠 동안 무소유를 펼치게 된 것인지 식품관에 할인하는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무료음료 쿠폰도 사용하고 싶지 않은 위협적인 상황이 닥쳤다.
그래도 남편이 이것저것 먹을 거 사주고 집에 와서도 만들기도 하고 챙겨주니 조금 위로가 되긴 했지만 꽤 오래 힘들 것 같았다.
며칠이 지나 최종통보하고 끝내버리겠다던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포기하지 말자!!”
“뭐?”
“다시 계약하고 일단 지켜보기로 했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는데 포기하지 말고 다시 열심히 돈 모아봐. “라는 말을 듣는데 괜히 울컥했다.
'그 사이 차가 퍼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뭐 지금 우리 현실에 여러모로 어려우니 꿈을 크게 갖고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