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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군이 Sep 15. 2023

탕후루? 그게 뭔데?

보관은 냉동실에 해야 하나 봐…

탕후루가 유행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동네는 팔지 않았고 아이도 딱히 이야기하지 않아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건강 해쳐 안 좋다고 여기저기서 탕후루 이야기는 나오는데 철들면 죽는다는 신념을 가진 남편이


"우리도 탕후루 먹어보자!!"


"우리 동네는 없어"


"어딘가 팔겠지! 유행이라잖아~~"


"옆동네 가야 해..."


"그럼 가자!!!"


"안돼! 우리 술 마셨잖아!!"


"그게 무슨 술이야?! 무알콜이잖아!! 그리고 무알콜 마신 지 몇 시간이 지났지 알아??"


"나에겐 술이야. 그리고 무알콜도 알코올이 조금은 들어가 있다고 했어. 몇 시간이고 나발이고 안돼!"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도, 규칙을 어기는 일도 용납하지 않는 나는 무알콜 마셨으니 안된다고 했지만 뭐... 물론 옆동네까지 차 끌고 가야 하는 건 맞았지만 우리나라가 어떤 민족인가... 돈을 내면 배달이 가능한 나라!!


하지만 배달료가 5500원인가... 하길래 배달된다고는 남편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어쩌다 지나가는 길에 사 먹는 거 아니면 굳이 비싼 배달료를 내고 먹을 순 없었다.




그렇다...

0.0000...%의 찜찜함을 남기고 싶지 않아서...

우린 그래서 결국 못 먹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이가 사격을 배워보고 싶다고 해서 금요일마다 다른 시를 방문하고 있는데 아이가 사격을 배우는 동안 나는 운동할 겸 동네 산책을 했었다. 근데 그곳 1층에 탕후루가게(?) 같은 걸 본 것 같은 것이다.


그래서 저번에 탕후루 사러 안 갔다고 구박받은 설움을 없애기 위해 사 오기로 약속!!!


몇 달을 다녔는데... 어쩌다 마지막 수업인 날...

드디어 탕후루가게 방문!


근데 막상 아이는 들어가지 않고 차에 있겠다며 '귤'을 주문했다. 알레르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과일이 많지 않은 아이였는데 그나마 귤은 먹을 수 있었나 보다. 그리고 우리 집 아이는 유행하는 것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지는 듯하다...^^;;; 호기심에서라도 가게 가서 구경도 하고 이것저것 더 사볼 만도 할 텐데...


아이가 주문한 귤을 주문하고, 청포도와 귤을 하나 더 주문해서 포장했다. 그리고 남들은 다 맛있다 해도 우리 입맛엔 또 안 맞을 수 있으니 더 이상 주문하지 않고 나왔다.


운전하는 옆에서 귤을 맛본 아이는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오~ 맛있네. 아~ 이래서 잼민이들이 환장했구나~"


"야! 너도 잼민이거던~!"


나도 한 알배어 물었는데 생각보다 바삭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귤 하나는 늦게 퇴근하는 남편을 위해 집에 도착하자마자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엄마, 아빠 언제 와?"


"좀 있으면 오실걸~ 왜?"


"아빠 탕후루 먹을 때 좀 뺏어 먹으려고~!"




우리는 아직 집에 들어오지 않은 한 명을 기다렸는데 아이는 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남편이 냉장고에서 탕후루를 꺼냈을 때 기가 막히게 방에서 나왔다.


그런데...


"어? 물이 떨어져?"


"뭐?? 뭔 소리야?? 내가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앗, 그제야 냉동실에 넣어놨어야 함을 깨달았다...

설탕물이 뚝뚝 떨어지는 탕후루...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한 입 먹겠다고 하나의 막대기에 꽂힌 귤 5알을 치열하게 물어뜯었다.


설탕물이 떨어지는 그 탕후루... 생각보다 맛있었다...

분명 예전부터 우린 차이나타운도 자주 가서 탕후루 자주 봤는데 그땐 먹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철없는 남편덕에 우리 집은 유행하는 탕후루를 맛보게 되었다.


이제 맛봤으니 끝~!


유행하는 게 하도 자주 바뀌고 많다 보니 하나 따라 하기도 힘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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