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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군이 Sep 14. 2023

우리 시골 가서 살까?

작은 나라인데도 이동을 결정하기가 어렵네?


"호야... 사실은 엄마, 아빠 시골 가서 살까 생각 중이야..."


"왜?"


"아빠 일이 새벽에도 나갔다가 밤에도 나갔다가 그리고 위험하기도 하고 힘들고... 그리고 너는 예전에 자연풍경을 많이 봐서 똑똑한 것 같다고도 했었잖아..."


"흠... 그땐 그랬지... 그러면 지하철 다니는 곳으로 가."


순간 대답을 하지 못했다. 

지하철이 있다는 건 대도시라는 것인데 지금 내가 사는 곳도 아주 작은 경전철(?) 같은 것이 돌아다니긴 하지만 이것도 최근에 도입된 거고 어쩌다 보니 나는 교통카드도 활성화가 되지 않은 곳을 알아보고 있었다.   


"음... 지하철은 없지만 기차는 다닐 거야. 네가 여기 친구들 만나고 싶으면 토요일 아침이나 아니면 금요일 오후에  KTX를 타고 서울역으로 가서 공항철도를 타고 할머니댁에서 자고 친구를 만난 후에 다시 집으로 오면 돼."


"그럼 그렇게 타고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려?"


"음... 빠르면... 한 3시간??"


2학기가 시작하고 넌지시 운을 띄울 땐 이제야 학교 적응하기 시작했는데  왜 이사를 가냐고, 절대 안 간다고 하던 이제 조금씩 사춘기 증상에서 헤어나고 있는 아이가, 오늘따라 내가 열이 나고 골골대며 축 쳐진 목소리로 이야기하니 안쓰러웠는지 가만히 듣고 있는다. 


"KTX를 타고도 빨라야 3시간이라고? 엄마, 요즘 애들은 바로 만나는 거야. 갑자기 만나는 거라고."

라더니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웬일로 이야기가 좀 통하나 싶었는데 3시간 이야기하면서  나도 좀 그러긴 했다...^^;;; 

어쩌면 KTX도 쉽지 않은 동네로 갈지도 모르지만...




8년 전 이맘 때도 마음이 드르렁거려서 시골마을을 찾아 이사 가겠다고 했었지만 그곳 부동산에서도 막상 와서 살면 쉽지 않을 거라 하시고 돈도 없어서 실행하지 못하고 기존에 살던 근처에 시골학교가 있다고 해서 이사를 했었다. 


그리고 작년 시골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이맘 때는 조금 더 작은 중학교로 보낼까 싶어 길 건너 동네를 알아보긴 했는데 대출이자 폭등(?)과 집값 하락으로 이사 갈 수 있는 조건이 되지 못해 여태 눌러앉아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인스타를 통해 시골살이(?) 하시는 분을 알게 되었고 또 내 마음이 드릉드릉~~~

그분이 너무나 친절하시게도 아이랑 이야기 나눠보라 하셔서 저번에 이야기 나눠 본 건데 아이가 난리 쳐서 또 마음을 접었지만 남들보다 빠르게 나이 먹어가는 듯한 남편과 게임만 하는 아이를 보고 있으니 굳이 대출이자 잔뜩 내고 관리비에 세금까지... 여기서 버티며 사는 게 맞나 싶었다. 


그래서 조급한 마음은 좀 내려놓고 다시금 하나하나 알아보고 있었는데 남편과는 이야기된 부분이지만 우리 가정에 핵심적인 인물인 아이의 생각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진행되는 과정도 차근차근 논의하고 싶었다. 


아이가 성인이 된 후 우리 부부만 가도 되지만 아이가 우리와 함께 있을 때 우리 셋, 함께 좋은 추억 만들고 싶은 마음에 조심히 계속 이야기 나눠봐야겠다. 


뭐 정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우리 아이의 의견도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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