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수필집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를 읽고
직장을 다니는청년분들과 함께 책을 읽는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류시화작가의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로 토론을 하고 그림책 <노를 든 신부>를 함께 읽었다. 사실 청년들의 고민과 생각들을 잘 알지 못하지만 책이라는 매개가 있어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변화를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수업을 시작하며 자서전쓰기 수업에 참여했던 선생님의 글을 공유했다. 큰 사고를 당해 수술을 하고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의 생각들을 쓰신 시였다. 유명한 시인의 글이 아니라해도 오히려 생생한 시를 선물하는 마음으로 전해보았다.
< 오늘이라는 선물 >
오늘은 내게 주어진
단 하루, 선물이라네.
중환자실
침대에 누워 숨 잘 쉬는 것,
잘 먹는 것,
잘 배설하는 것이
오늘의 전부이자 과제라네.
무탈한 하루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
이곳에 와서야
비로소 알게 되다니.
겪어봐야만 알 수 있단 말인가
삶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오늘은 귀한 것이고 그 시간을 서로에게 내어준 우리를 자각하는 마음챙김을 잠깐 하였다. 호흡을 세 번 한 후, 먼 곳의 공간을 느끼고, 가까운 공간을 느끼고, 내 몸의 바깥을 느껴보고, 몸의 안을 느껴보았다. 이렇게 생각을 멈추고 지금 여기에 머무는 것이 바로 현존이고 지금에 머무는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류시화작가와 산문집<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어떤 에피소드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는지 한 명씩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자가 페이지를 펼쳐 읽거나 감상을 전해주는 것을 듣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감동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이후에는 세 개의 에피소드를 골라 토론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였다. 제주도를 방문한 여성이 자신이 바라는 제주도가 아니라는 말에 작가는 '왜 당신이 계획한 인생이어야 하는가?'라고 묻고 있다. 나는 청년들이 계획을 벗어난 사건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사랑하는 것을 따라가라,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였다. 작가는 에피소드에서 '내가 하지 않고 미룬 일이 있는가?'를 묻고 있다. 나는 청년들에게 내가 시도하지 않아 후회하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있는지 물었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플랜A는 나의 계획, 플랜B는 신의 계획>이었다. 작가는 내 인생이 왜 이 모양인지 묻지 말고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것을 말하고 있다. 나의 에고로 펼쳐진 삶이 어긋나더라도 플랜B의 삶에 긍정할 수 있다면 오히려 더 나은 삶은 펼쳐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토론을 한 후 마음에 올라오는 성찰들을 나에게 전하는 편지글로 적어 보았다. 따각따각 글로 전해진 성찰을 나눌 때 청년들은 쓴 글을 읽는 것을 부끄러워 하였다. 뭔가 오글거린다고 했다. 대신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이야기로 마음을 나누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까라는 물음에 답을 찾아가는 토론의 시간 동안 청년들의 마음이 조금은 열린 것 같았다.
거기에 힘을 보태주는 의미로 그림책<노를 든 신부>를 함께 읽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노를 찾고 그것에 의지한다면 나는 내 안의 신성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청년들이 열린 마음으로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의 가능성을 믿고 즐거운 일을 한다면 앞날은 밝을 것이라는 걸 알았으면 싶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청년들간에 토론을 하고, 자신에게 편지를 쓰고, 그림책을 함께 읽는 시간은 서로에게 힘을 주었을 것 같다. 우리는 나를 믿고 나아가야 한다. 사랑하는 일을 따라가면서 인생을 끌어 안고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눈이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추운 지방으로 떠나는 신부처럼 스스로에게 자유함을 허락하고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