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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상 Mar 01. 2024

심장 안의 꽃을 피우기 위해

본래면목을 생각한다.

#본래면목#현존#지금이순간#실천#체현#소우주의완성


3월의 시작. 아직은 차갑지만 봄은 오고있으리라. 추운 겨울 동안 땅 속 동굴 속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야말로 감정과 생각의 범람이었다.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몰려오는 시간들 속에서 동안 묻어두었던 상처들과 두려움이 함께 수면으로 올라와 함께 휘저어지는 걸 경험했다. 왜 닥쳐온 일도 버거운데 묻어둔 어두운 기억과 두려움, 아픔들이 함께 몸살을 앓았을까? 그 어두움도 사실 급하고 해결해야하는 당면과제였기 때문이었기에  자신을 봐달라고 했던 것일까? 그리고 어쩌면 많은 문제들과 어려운 감정들이 묻어두었던 과거의 어둠에서 기인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항상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기에 더 많은 걸 배워야하고 알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신봉하며 나를 불만스럽게 바라보았다. 늘 자격이 있을까하는 의심을 하며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칭찬과 기준에 나를 맞추려했던 것 같다. 그렇다보니 나는 늘 채워지지 않고 부족한 존재가 되었던 것 같다. 자신을 인정해주고 사랑할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이 모든 어지러움을 잠재울 수 있는 길이 바로 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임을 어렴풋이 느낀다해도 과연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본래면목을 생각하게 된다. 나를 분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을 희망하게 된다. 누구보다 나에게 인위성을 덧붙이고 분별과 판단의 굴레를 씌운 건 스스로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태초에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는 사랑스런 존재로 만들어주셨을 것이다. 하지만 에크하르트 톨레가 말한 것처럼 인류의 고통들이나 조상에게서 내려오는 카르마의 굴레가 나에게 이어져 왔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더해 내 스스로가 만든 많은 오류와 잘못으로 빚어진 카르마가 깊은 어둠을 만들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어둠은 내가 가장 힘들다 여겨지는 순간에 내 발목을 잡고 잡아당겼다.


많은 감정과 생각과 기억과 어둠들이 부글거리며 끓어오르는 시간들은 마치 부활절을 향해가는 사순시기의 어지러움과 닮아있었다. 어둠의 근본을 생각하게 되고 바라보며 다시 태어나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많은 힘겨움의 근원은 사실 오랫동안 눌러오고 묵혀두었던 원감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무의식 깊숙한 곳에서 썩어 문드러지며 자신을 돌봐주라고 아우성치고 있었던 그림자들은 그렇게 밖으로 나올 기회를 얻으려 했다. 무의식 속의 감정들을 마주하고 그렇구나하고 수긍해주는 시간들 속에서 지금의 힘겨움도 플려가고 나를 싫어했던 많은 부분이 해결되어감을 알게 된다. 오래된 상처와 결핍은 욕망을 일으키고 강박을 일으키고 두려움을 만들어내고 있었다는 걸 알게되었고, 그저 그것들을 가여이 바라본다면 무슨 해결책이 없어도 저절로 풀려나가는 것을 알게된다. 그 어둠이 풀려간 자리에서 본래면목이 드러나고 맨살의 아이같은 나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심장 안에 한 송이 꽃이 갇혀 있었음을 알게 된다. 갇혀있던 꽃을 어떻게 예쁘게 피울 수 있을까? 나의 본래면목을 바로 만난다면 가능할 수 있을까? 아무 덧붙임 없는 나를 만나는 길은 무얼까? 생각과 감정은 허상이기에 그것에서 답을 내려했지만 그것은 어려운 이야기였다. 나를 있는 그대로 만나기 위해서는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 오직 현실 안에서 온전히 머무는 것은 어떨까? 지금 이 순간 안에서 생생한 감각과 머무름을 경험하는 것이 길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생각에서 벗어나 깨달은 것들을 이제는 삶에서 체현하고 실천하고 느껴야 함을 다짐하게 된다.


내가 중심이 되는 우주를 상상해 본다. 하트 모양의 태양이 된 나는 스스로 충만하고 사랑이 가득하다. 나를 돌고 있는 다른 하트 모양의 행성들은 나의 충만함과 사랑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서로에게 생생한 삶을 선물할 것이다.  그 작은 우주가 펼쳐질 것임을 믿으며 이제는 나를 따뜻하게 바라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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