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긍긍 Oct 27. 2020

새 창 다오!

- 깔끔한 시공, 창호 공사

집을 고친다는 것.


“와! 예쁘다!”

“엄청 잘 꾸미셨네요!”

새집에 이사하거나, 리모델링을 한 집에 가서 우리는 이런 감탄을 주로 한다. 하지만 집을 고치는 사람이 된다면 시작점이 달라진다. 예쁘고, 잘 꾸미는 것은 집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된 후의 이야기. 그 전에는 삶의 터전인 이 집이 안전한 공간인지, 편안한 공간인지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벽지보다 단열이 중요하고, 가전보다 콘센트나 스위치의 위치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 조명보다 조도가 중요한 것도 같은 이치다. 처음에는 마무리가 잘 된 예쁜 인테리어 사진들을 보면서 그럴듯한 우리집을 상상했다면, 공사를 시작하면서는 어떤 자재를 쓸 것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창호 이야기

밖과 안을 투명하게 연결하는 창은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지내기 위한 단열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집은 따뜻하고 아늑했으면 좋겠는 이상이 있었기 때문에 창은 좋은 것으로 하고 싶었다. 어떤 사양이어야 단열이 잘 될 것인지 꼼꼼하게 찾아보았다. 그 결과 밖과 바로 닿아있는 창은 이중창으로 해야 하고, 창틀의 넓이는 최대한 넓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 ‘로이(Low-E) 유리’란 단어도 생전 처음 들었다. 유리 표면에 금속이나 금속 산화물을 얇게 코팅해서 열의 이동을 최소화시켜주는 기능성 유리라고! 물론 일반 유리보다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생각만큼 많이 차이 나지는 않았다. 평소 줄곧 먹던 커피를 조금 줄이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로이 유리로 결정하였다(이런 식으로 좋은 버전을 선택한 것이 꽤 되기 때문에, 공사 막바지쯤엔, 향후 5년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 안 될 지경에 이르긴 했다).

셀프인테리어 카페에서 칭송이 자자한 수*창호에 견적을 물어보았다. 견적을 받고 비교해 보았더니, 업계 1위인 L* 창호와 사양은 비슷한데 KC*로 진행하면 총 150만 원 정도의 차이가 났다. 게다가 전화로 문의하고, 실측을 하는 과정에서 꼼꼼하고 친절한 응대를 하니 더욱 신뢰가 갔다. 그럼 결정! 일정을 맞추다 보니 철거가 끝나고 하루 쉰 다음에 시공을 하게 되었다. 중간에 공사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공사기한을 한 달로 넉넉하게 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변신의 시작!

아침 8시가 되자 창호 철거팀 두 분과 창호 설치팀 두 분이 오셨다. 철거팀은 도착하자마자 기존의 새시와 창틀을 뗐다. 실리콘을 자르고 창틀을 다 들어내니 시원했다. 유럽의 발코니 창이 생긴 느낌.              

창틀 철거 후 발코니

창호 작업은 창이 없어서 엄청 춥다고 어디 가서 있다가 공사 끝난 다음에 오라고 하셨다. 반가운 말씀에 카페로 가서 다음 공정을 위한 준비를 했다. 사야 할 것도 산더미. 싱크볼, 도기 일체, 콘센트, 스위치, 조명, 비디오폰 등 신경 쓸 것이 어마어마했다.

점심때가 지나서 진행상황을 보러 다시 집으로 갔다. 창틀은 자리를 잡았고, 외벽의 실리콘을 쏘고 계셨다. 12층인데 밖으로 몸을 한참을 내밀어 프라이머*를 바르는 모습을 보는데 보는 내가 더 무섭고 후덜덜 떨렸다. 확장한 베란다와 커실 발코니 사이에, 문제의 터닝 도어를 다는데, 벽이 없는데도 기둥을 세워 고정시키는 것을 보면서 ‘능숙함’이 얼마나 다른 사람을 안심시키는 것인지 생각할 수 있었다. 평소 어리숙하고 뭐든 처음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거리낌 없었던 내가 다른 사람들을 불안하게 할 수도 있었겠다는 성찰도 잠시 날 스쳤다.


그리고, 완성된 창호! 하양게 달린 샷시만으로도 새집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진도가 갑자기 확 나갔다. 뿌듯함이 차올랐다.          


창호의 박부장님께서 몇가지 주의사항을 알려주셨다.

추위에 힘드실텐데도 웃으시면서 이것 저것 말해주신 것들.     


1.발코니샷시 바깥부분 손잡이는 입주청소 깨끗하게 하시는 분들의 경우 뗐다가 다시 달기도 한단다. 꼭 말씀드리고 처음 달린 대로 신경써서 달기.

2. 로이유리는 흐린 날엔 약간 색이 있어보일 수 있다. 놀라지 말 것

3. 베란다 터닝도어는 공기압때문에 뻑뻑할 수 있음. 나아질 것임.

4.사춤하는 곳이 너무 짧아서 미장을 했으니, 나중에 걸레받이 마감을 잘 할 것.

* 실리콘은 3일정도는 굳게 하는 게 좋음.  손대지 말 것.


* 실리콘을 접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전 07화 소 기사님, 강 과장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